버락 오바마의 당선은 미국의 힘이 군사력이나 경제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기회균등이라는 다원민주주의에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역사적 사건이다.
47세의 아프리카계 흑인의 당선은 그 자체로 다문화 다인종을 융합시키는 미국 사회의 통합력을 보여줬다. 변화에 대한 용기 있는 도전과 끝없는 자기혁신을 통해 계속 새로워지고 있는 미국 사회의 역동성을 보여줬다.
미국 국민은 오바마를 선택함으로써 소수자에 대한 존중과 다양성의 발현을 통해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창출해 나가는 ‘소프트 파워’가 21세기 세계를 이끄는 힘임을 선언했다.
‘소프트 파워’를 내세우는 오바마의 외교는 일방주의ㆍ패권주의를 넘어서 대화와 타협의 다자주의 외교를 추구할 것이다. 오바마의 미국은 오바마가 선거기간 내내 강조한 중산층과 서민,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경제사회정책을 통해 좀 더 건강하고 좀 더 안전한 사회로 진화해갈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우리가 특별히 주목해야 할 것 중의 하나는 에너지환경문제다. 오바마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망한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위치 짓는 글로벌 메가프로젝트로 힘있게 추진할 것이다.
오바마는 에너지 환경 문제가 인류 공통의 긴급한 과제이며 탄소 에너지 소비를 가장 많이 하는 세계 최강국 미국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세계인의 인식에 동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가 불러일으킨 변화의 바람은 이미 시작됐다. 등을 돌리고 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릴 수도 있고 정면으로 맞서 더 큰 맞바람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변화를 외면할 것인가. 정면으로 맞서 더 큰 변화의 바람을 같이 만들어낼 것인가.
이명박 대통령이 8ㆍ15 경축사에서 천명한 바와 같이 우리는 이미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의 시대로 들어섰다. ‘저탄소 녹색 산업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사업이 아니라 우리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업’이다.
오바마의 신재생에너지 바람에는 저탄소 녹색성장 바람으로 호응해야 한다. 오바마의 다자주의 외교에는 창조적 실용주의 외교로 응대해야 한다.
오바마의 중산층, 서민,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정책에는 중산층과 서민에 성장의 과실을 흘려보내는 선순환 경제발전전략으로 화답해야 한다. 이럴 때만이 오바마가 주창한 ‘미국의 변화와 희망’을 또 다른 ‘대한민국의 변화와 희망’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용기 있게 맞서 도전하는 자에게 위기는 또 다른 기회로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