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게임축제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가 14일(현지시간) 미국 LA 컨벤션센터에서 사흘간 일정으로 열렸다.
`비즈니스가 즐거워지는 곳(Where Business Gets a Fun)`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E3에는 전세계 70여개국 420개의 게임업체가 참가해 총 1,350개의 신작 게임을 전시했다.
국내업체로는 엔씨소프트와 웹젠이 세계 메이저 게임사에 뒤지지 않는 화려한 독립부스를 차렸고, 한국공동관으로 참여한 22개 중소업체도 실속있는 수출상담과 홍보에 진력하는 모습이었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은 첫날 200여 바이어와 상담, 수출상담실적이 3,000만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모든 게임은 네트워크로 통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가 각각 X박스, PS2의 네트워크화 전략을 발표하며 온라인으로의 중심이동을 선언하고 나섰다. 소니는 `소콤2`를 비롯해 내년까지 발매될 EA스포츠의 게임 9개를 PS2 온라인용으로 내놓기로 했다. MS는 `라이브 웹` `라이브 얼럿`이라는 이름의 X박스 라이브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았다.
유명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게임화하는 경향도 두드러졌다. `매트릭스2 리로디드` `슈렉2` `와호장룡` `터미네이터3`와 애니메이션 `네모` 등 화려한 게임영상이 원작 영화에 앞서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엔씨, “북미시장 뚫겠다”= 엔씨소프트는 사우스홀 정중앙에 EA, 비벤디, 액티비전 등 세계적인 게임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337평에 달하는 대형 부스를 마련했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아레나넷에서 준비 중인 온라인 롤플레잉게임 `길드 워`로 북미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길드 워는 미션과 대전에 비중을 둬 미국 뿐 아니라 전략게임에 익숙한 국내 유저들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게임 약진, 일본게임 쇠퇴= 비디오게임 위주의 세계 게임시장이 최근 네트워크를 화두로 삼기 시작하면서 한국 온라인게임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
엔씨소프트와 웹젠의 부스에는 호기심어린 눈길로 `리니지2` `뮤` 등의 게임을 시연해 보거나 감상하는 외국인들의 줄이 이어졌다. 반면 소니, 닌텐도를 제외한 일본 게임업체들은 관람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해 `한물갔다`는 비아냥을 들었다. 한국공동관에 참여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쪽 분위기가 확 죽었다더니 E3에 와보니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김문섭기자 clooney@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