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매매가격과 전세값의 차이가 적어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구입하기 가장 쉬운 곳은 서대문구로 조사됐다. 11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가 서울지역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을 조사한 결과 서대문구가 52.8%로 가장 높았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매매가에서 전세가가 차지하는 비율로, 이 비율이 높아야 전세를 끼고 매입할 경우 자기 자본이 적게 든다. 서대문구의 경우 매매가가 평당 988만원, 전셋값이 평당 522만원으로 내 돈이 집값의 절반 정도만 있으면 전세를 끼고 집을 살 수 있다. 또 은평구(52.4%), 종로구(51.4%), 중랑구(51.3%), 노원구(49.4%) 등도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50%를 넘거나 육박해 전세 끼고 주택을 사두기 좋은 지역으로 꼽혔다. 반면 강남ㆍ목동ㆍ용산 등 인기지역은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구입하기 어려운 곳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매매가와 전세값 차이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송파구(26.9%)였다. 송파구는 매매값이 평당 2,573만원인데 비해 전셋값은 693만원에 불과해 전셋값이 매매가의 30%에도 못미쳤다. 이어 강남구가 매매값 평당 3,519만원, 전셋값 평당 969만원으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두번째로 낮은 27.5%였고 강동구(27.9%), 서초구(30.6%), 양천구(31.5%), 용산구(32.7%)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지역은 모두 매매값이 평당 2,000만원을 넘는 곳으로 양천구를 제외하고는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많다는 게 특징이다. 재건축 기대감으로 매매값이 가파르게 상승한데 비해 집이 낡아 전셋값 상승세는 이에 못미친 것이다. 실제 강남구와 용산구에 있는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총 9만2,573가구로 서울시 전체 재건축 대상(10만6,390가구)의 87%가 몰려 있다. 서울지역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지난해 말 200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올 들어서 다시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1년에는 이 비율이 59.6%로 60%에 육박했으나 집값이 꾸준히 오르면서 2002년 53.1%, 2003년 46%, 2004년 43.9%, 2005년 41.2%, 2006년 34.9%로 5년 연속 감소했다. 하지만 올 들어 매매값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올 1월에는 35.1%, 2월 현재 35.3%로 조금씩 높아지는 추세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팀장은 “올해 1ㆍ11대책 등으로 매매값이 일부 하락한 반면 전셋값은 보합세를 보이며 매매가와 전세가 격차가 줄었다”며 “하지만 올 한해 집값이 더 오른다면 연말에 가서는 매매가 대비 전세비율이 다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