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中 잇단 임금인상, 글로벌 물가상승 불씨되나

"성장과실 분배" 근로자 욕구폭발… 정부도 내수진작 위해 인상 유도<br>비용부담 수출품 가격으로 전이… 물가상승 압력 갈수록 거세질듯


중국발(發) 글로벌 물가상승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 수십년간 '세계의 공장'으로 값싼 제품을 전세계에 공급하면서 물가 안정에 기여했지만 이제는 근로자들의 잇단 임금인상 여파로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전락하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 근로자들의 임금이 크게 상승함에 따라 시차를 두고 의류ㆍ컴퓨터 등 수출품 가격에 전이되면서 전세계적인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물가상승 압력은 갈수록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도 소비 확대를 통한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근로자 임금 인상을 유도하고 있는데다 위안화 절상도 카운트다운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잇단 임금인상으로 물가상승 압력 높아져=중국 남부에 공장을 갖고 있는 혼다자동차는 1,900여명의 노동자가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최근 2주간 파업을 지속하자 24~32%의 임금인상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노조는 내년에 추가로 15%의 임금을 올려준다는 조건 아래 공장에 복귀해 파업 재발의 불씨를 남겨놓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성장의 과실을 분배하자는 근로자의 욕구가 분출되고 있다"며 "혼다자동차의 임금인상이 다른 글로벌 기업들의 임금인상 러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크레디스위스그룹의 타오 동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지난 20년간 저임금을 기반으로 값싼 물품을 세계에 공급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역할을 해왔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성장의 파이를 요구하는 근로자의 욕구가 거세지면서 임금인상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근로자들은 집값이 급등한데다 마늘ㆍ분유 등 생필품 가격마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차원에서도 내수진작 위해 임금인상 유도=중국 근로자의 임금인상 요구는 일회성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도 중국 정부가 수출 주도형 경제성장은 한계가 있다고 보고 내수 활성화를 위해 근로자의 임금인상을 적극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최대의 전자기기 하청 생산업체인 팍스콘 등이 파격적인 인금인상에 나선 것은 근로자의 잇단 연쇄 자살도 한몫을 했지만 내수진작은 물론 빈부격차 해소를 위해 중국 정부가 임금인상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출 경쟁력 확보를 이유로 임금인상을 억제해왔지만 최근에는 최저 임금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중국 광둥성이 3월 근로자 최저임금을 21%나 인상한 것을 비롯해 상하이ㆍ장쑤성ㆍ샨시성ㆍ난징시 등이 최저 임금을 10~20% 상향 조정했다. 베이징시는 지난주 최저 임금 인상폭을 20%로 확정했다. 이는 당초 예상치(10%)의 두 배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제 외자유치나 수출을 위해 근로자 임금상승을 억제하기보다는 내수시장을 키우는 것은 물론 인플레이션ㆍ성장률 등에 맞춰 소득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정했다고 진단했다. ◇위안화 절상도 비용상승 요인=올해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절상하면 수출품 가격 상승을 통해 물가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글로벌 경기의 불안 및 수출 부진 우려를 이유로 국제사회의 위안화 절상 요구를 거부하고 있지만 하반기 수출 회복 정도와 인플레이션 추이를 봐가며 위안화를 절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그만큼 수출 가격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1980년대 이후 대부분 독자로 태어난 젊은 중국 농민공들의 인력 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화됨에 따라 노동비용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은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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