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주체 못하는 질주본능… '괴물 자동차' 맞네

[BMW M3 시승기] 거침없는 가속… 넘치는 힘… 레이서 된 듯한 착각



BMW 3시리즈 모델 중 최고봉인 'M3' 핸들을 잡을 기회가 생겼다. 슈퍼카급 성능으로 '괴물'로 불리는 이 차는 디자인 면에선 베이스가 된 3시리즈 쿠페와 유사하다. 하지만 감각적인 앞 범퍼의 대형 에어홀을 시작으로 카본 파이버로 마감된 루프, 근육질이 연상되는 보닛의 부풀어오른 파워돔, 휠 베이스의 떡 벌어진 어깨 등에서 남다른 성능을 예감할 수 있다. 인테리어는 디자인은 3시리즈와 같지만 보다 럭셔리하다. M3만의 핸들과 패들 쉬프트, 변속기, 버킷시트, 계기판디자인 등에서 그 특별함을 확인할 수 있다. 계기판 상의 최고속도는 330㎞/h까지 적혀 있다. 8,300rpm부터 시작되는 레드존 표시에서 이 차가 '괴물'이라는 것을 미리 말해준다. 파워돔엔 어떤 심장이 들어가 숨겨져 있을지 궁금하다. 3,999cc V8 엔진을 가진 M3는 8,300rpm에서 420마력의 최고출력과 3,900rpm에서 40.8㎏.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F1에서 사용하는 경합금으로 만들어진 8기통 엔진 블록은 뒤틀림을 방지하는 강성 재질로 디자인됐으며 크랭크 케이스는 특수 알루미늄 실리콘 합금으로 무장돼 기존 직렬6기통보다 15㎏ 가볍다. 차체 비율은 50:50. 수동변속기를 기반으로 한 자동변속기 ‘M 버블클러치 변속기(M-DCT=M Double Clutch Transmission)’는 두 개의 클러치 1, 3, 5 ,7단과 2, 4, 6단에서 독립적으로 기능을 담당하면서 다음 기어단계를 예측해 수동변속기보다 빠른 변속이 가능하고 변속 중에도 끊임없이 파워를 전달한다. 일반 변속기처럼 여유 있는 운전에선 변속 타이밍이 낮게 느껴지지만 고속이나 극한 레이싱에선 한치의 오차도 없는 타이트한 변속감이 일품이다. 현재 생산중단돼 기억 속으로 사라진 507마력의 4세대 M5를 시승할 때가 생각난다. 수동변속기를 기반으로 한 7단 SMG 변속기는 처음 적응이 쉽지 않았다. 시내 주행 내내 M5에 끌려 다니다가 M5에 적응한 순간부터 차와 내가 완벽한 하나가 된 듯한 기억이 있다. M3의 M-DCT는 예전 M5의 SMG의 새로운 업그레이드된 변속기라 할 수 있다. 초보자도 쉽게 조작할 수 있다. V8엔진과 M-DCT의 조합으로 제원상 0→100㎞/h 가속시간은 4.6초. ‘M’버튼을 켜고 풀가속을 가해보면 실제 느낌상으론 더 빠르게 느껴진다. 잠깐 달리다가 속도계를 바라보면 어느새 200㎞/h를 넘기기 일쑤다. ‘거침없다’는 표현이 맞겠다. 마치 레이서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속도가 200㎞/h를 지나 250㎞/h를 통과하고 있지만 여전히 힘이 넘치는 차가 ‘더 밟아’라고 말하며 재촉하는 듯하다. 잠시 숨을 고르다 시속 280㎞ 통과하고서야 가속페달에서 발을 뗐다. 시속 300㎞는 충분히 통과 할듯한 힘이다. 웬만한 세단보다 작고 아담하게 보이는 차체에서 시속 200㎞/h 이상의 엄청난 속도에도 안정적인 주행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달리면 달릴수록 바닥에 붙는다. 단단한 차체강성과 서스펜션의 조화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운전석 시트 옆에는 ‘POWER’ ‘EDC’ ‘DSC OFF’버튼이 나열돼 있다. 핸들의 M버튼을 누르면 나열된 시스템이 동시에 작동한다. 3단계로 조절이 가능한 EDC(Electric Damper Control)을 하드하게 조절하면 안 그래도 날렵한 차가 더 민첩해진다. 고속에서 코너를 만나더라도 차체 쏠림과 롤링을 억제하기 때문에 급 차선변경도 자로 잰 듯 정확하다. 예리하게 차선을 파고 들 수 있다. 소프트하게 놓는다고 일반승용차처럼 아주 부드러워지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부드러워진 서스펜션의 맛을 느낄 수 있다. M3는 고출력의 수퍼카에 버금하는 괴물이지만 초보자도 재미있게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는 차다. 운전자의 스타일에 따라 그 맛은 완전히 달라진다. 이전 모델보다 출력이 80마력 가량 향상돼 넘치는 힘을 주체할 수 없다. 따라서 빗길에서도 미끄러지기 쉽기 때문에 차체제어시스템이 자주 개입한다. 드리프트(?)를 맛보려면 핸들의 M버튼을 켜면 된다. 고출력의 차량인 만큼 가속하면 할수록 연료는 쉼 없이 닳는다. M3의 단점이 고연비라고 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고속에서 평균 100∼120㎞/h로 항속 주행하면 평균연비를 리터당 10㎞ 안팎까지 올릴 수 있다. 시내주행은 리터당 평균 6㎞정도. '괴물'이라고 부르는 차에서 이 정도 연비라면 봐줄 만하지 않을까? 하지만 슈퍼카급의 핸들을 잡고 연비 걱정을 한다는 건 엄청난 인내심을 가진 사람이 아니고서는 힘들 것 같다. 발끝으로 전해지는 가속감, 아드레날린을 자극하는 배기음과 함께 핸들링의 맛을 원하는 이는 BMW M3에서 그 답을 찾기를 권한다. 가격은 쿠페 기본형은 9,590만원, 고급형은 1억2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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