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한국 현대미술 50년사 한자리에

국립현대미술관 '한국미술 100년 2부' 개막·<br>1950년대 중반서 현재까지 시기별 작품 구성<br>작가 210여명 대표작 310여점 자료 등과 전시

오윤의 '통일대원도'

김환기의 '달 두개'

미술관 입구에 들어서면 높이 4 미터가 넘는 대형무덤이 버티고 있다. 무덤 위에 설치된 비디오에는 삶과 죽음에 대한 담론이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다. 지난 92년 독일 카셀 도큐멘타에 출품돼 국제적 관심을 모았던 육근병의 ‘풍경을 위한 눈’이다. 중앙 홀에는 이불이 갖가지 보석과 장신구로 치장한 작가 자신의 모습을 높이 6m의 대형 애드벌룬에 인쇄한 ‘히드라 모뉴먼트’(1998년)가 현대 소비사회의 인간 모습을 표현했다. 한국현대 미술 50년사를 조망할 수 있는 대규모 기획전이 1일 시작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950년대 중반에서 현재까지 각 시기와 경향을 대표하는 작가 210여명의 대표작 310여 점을 연보ㆍ도록ㆍ문서ㆍ기록사진 등 관련 자료 200여 점과 함께 과천 본관 기획 전시실 전관에서 전시중이다. 이는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개최됐던 ‘한국미술 100년’의 후속 전시다. 전시는 ‘전통ㆍ인간ㆍ예술ㆍ현실’이라는 주제 아래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급격한 현대화 과정을 겪어온 한국의 현대사를 관통해 온 ‘정체성’을 다룬 작품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구성은 크게 ▦‘앵포르멜(추상 표현주의) 미술을 중심으로 1957-1966년 전후 모더니즘 미술운동 시기 ▦1967년 청년작가연립전을 기폭제로 앵포르멜 세대의 격정에 반발한 기하학적 추상, 퍼포먼스ㆍ개념미술 등 미니멀적 감수성과 동양적 사유가 혼재하던 시기 ▦5.18 민주화운동을 기점으로 시대적 상황에 대한 인식과 실천이 논의됐던 시기 ▦서울올림픽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는 다양성의 시기로 나뉜다. 일반 전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대형 설치작품이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끈다. 1980년대 후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돼 논란을 일으킨 신학철의 ‘한국근대사-모내기(1987년)’는 재현작품 또는 원본이 선 보이며, 오윤의 대표작 ‘통일대원도’(1985년)도 볼 수 있다.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지난해 1부에 소개됐던 작품들은 작고 작가의 작품이 많았지만 2부에는 대부분 생존작가의 작품을 선정하게 돼 작품 선정에 고심했다”며 ‘한국현대 미술 50년을 압축해 놓은 기획행사로 교과서적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9월 10일까지. (02)2188-6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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