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뉴햄프셔 민심 냉냉

27일 미국 민주당의 두 번째 대선 경선이 실시됐던 뉴햄프셔주의 민심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민주, 공화 양당에 소속되지 않은 무당적 유권자들이 경선 과정에서 부시 대통령에 대한 상당한 불만을 표시했기 때문이다.AP 통신은 28일 경선 참가 무당적 유권자들을 상대로 여론 조사를 실시한 결과, 70%가 부시의 경제정책에 불만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또 90%는 향후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았고, 80%는 부시의 감세정책을 부자들을 위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민주당원들의 정서와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다. 뉴햄프셔 경선에 참가한 무당적 유권자는 9만여명으로 전체 경선 참가자의 45%였다. 부시의 고민은 `민주당 경선에 참가한 무당파들인 만큼 친 민주당 성향에 가까운 민심`이라고 간단히 치부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뉴햄프셔주는 전통적으로 당원들보다 무당파의 입김이 드센 지역이고, 이들의 여론이 미 전역 무당파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왔다. 그래서 뉴햄프셔 경선이 미 대선의 리트머스 시험지로 간주돼 왔다. 2000년 공화당의 뉴햄프셔 경선에서 골수 공화당 성향의 조지 W 부시 후보가 무당파 성향이 짙은 존 맥케인 후보에게 패한 일도 뉴햄프셔 민심의 중요성을 상기시켜준다. 당시 언론은 부시가 무당파 표심 잡기에 실패했다고 분석했고, 결국 부동층의 확고한 지지를 얻지 못한 부시는 전국 총득표수면에서 앨 고어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뒤지면서 힘겹게 승리를 따냈다. 이런 민심에 대해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가장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는 경제”라고만 응수했다. 부시 대통령은 29일 뉴햄프셔를 방문, 경제정책에 대한 불만을 누그러뜨릴 예정이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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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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