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해산물을 먹기에 좋은 계절이다. 특히 날이 추워지면 새우와 굴 등 싱싱한 어패류가 제철을 만난다.
사실 어패류란 일년 사철 바다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지만 주로 날이 추워지기를 기다려 먹는 것은 세균의 번식이 억제되어 보다 안전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새우와 굴은 남성의 정력을 강화시키는 대표적인 정력 식품이다. 이러한 지식은 고대로부터 내려온 것인데, 향락의 극치를 누렸던 고대 로마의 네로 황제도 정력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굴을 즐겨먹었다고 전해온다.
새우의 정력 효과에 대해서는 본초강목을 위시한 중국의 의서들이 여러 차례 기술하고 있는데 새우를 술에 재워 먹는 취하(醉蝦)라는 음식이 독특하다.
취하란 말 그대로 술 취한 새우라는 뜻인데 왕들의 정력을 돌보기 위한 궁중음식의 하나로 전해져 온다. 살아있는 새우를 지장수로 씻어 술에 재었다가 달군 소금 위에 구워먹는 것이었다.
지장수(地漿水)란 동의보감에 나오는 30여가지 물 가운데 하나다. 양지바른 들판이나 언덕에서 땅을 두자 이상 파 내려가 만나는 황토 층에 숯으로 걸러낸 깨끗한 물을 부어 휘저은 뒤 흙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려 담황색의 물을 얻을 수 있는데, 이것이 지장수다.
본초강목에서 설명하는 지장수의 주 효능은 해독이다. 독버섯을 먹고 중독되어 번민하는 것을 풀어주고 어육독 약물 중독 등 모든 종류의 독을 풀어준다고 했다. 특히 입춘 저녁에 만든 지장수를 입춘지장수라 하는데 부부가 한잔씩 마시고 동침하면 반드시 아기를 얻을 수 있다고 하였다.
정력과 생식능력을 높여준다는 의미다. 오늘날에도 잉어나 새우에 황토를 먹여 기르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고전의 지식들을 응용한 양식법이라 하겠다.
살아있는 새우를 재우는 술은 ‘천구일배주’를 썼다고 한다. 인삼 숙지황 음양곽 원지 등 약재를 써서 담근 약주인데, 남성의 왜소증과 발기부전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옛날과 같은 방식으로 똑같이 만들어 먹기는 어렵겠지만 새우를 먹기 좋은 계절에 많이 먹어두는 것은 나쁘지 않다. 새우는 성질이 달고 짜며, 신장을 보하고 양기를 강화하며 비장을 튼튼히 하고 가래를 삭혀준다.
콜레스테롤이 많다고 꺼리는 경우도 있으나 양질의 불포화지방산이 많고 육류의 콜레스테롤과는 다른 양질의 HDL콜레스테롤을 늘리는 것이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새우 등 갑각류의 껍질에는 항암효과 등으로 알려진 키토산이 많다. 버릴 게 없는 어류인 셈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화당한의원장ㆍ한국밝은성연구소장ㆍwww.daehwadang.co.krㆍ(02)557-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