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북한음식 중국서 맛보세요”

북한이 중국에 북한음식점을 잇달아 개설, 한국인의 `입맛` 공략에 본격 나섰다. 중국내 한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베이징에 4곳(해당화, 평양관, 월량, 류경식당)에 불과하던 북한식당이 지난 10월 `평양모란봉` 식당 개점을 시작으로 연내에 `대동강`, `비로봉` 등이 새로 문을 연다. 특히 베이징내 최고의 북한식당으로 자리매김한 `해당화`와 `평양모란봉`은 한국인들의 집단 거주지역인 왕징(望京)지역에 조만간 분점을 만들어 한국식당과 경쟁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베이징에만 9곳의 북한식당이 생겨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한음식점들은 색동 저고리에 붉은 치마를 받쳐 입은 여성 복무원(종업원)들이 전자 오르간, 기타 등을 연주하며 `나그네 설움`, `홍도야 울지 마라` 등 한국의 흘러간 유행가와 `반갑습니다`, `휘파람` 등 북한노래를 부르며 한국 교민 및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복무원들의 근무태도도 확연히 달라졌다. 그 동안 고객들의 질문에 의례적으로 답하던 것에서 탈피, 손님이 권하는 `한잔 술`을 사양하지 않고,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어울려 춤을 추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또 단골고객에겐 문밖까지 전송하며 “다음에 다시 와 달라”고 애교를 부리며 간청할 정도로 `손님 끌기`에 혈안이 돼 있다. 음식점 증가로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고객유치를 위한 새로운 풍속도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판촉노력에 힘입어 일부 북한 음식점들은 연일 만원으로 호황을 누리며, 하루 매상이 5만위앤(750만원)에 달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북한 음식점의 증가는 개혁개방의 일환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부족한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한 방편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중국내 한 북한소식통은 “북한이 중국에 식당을 잇달아 만드는 것은 개방화의 한 조치이기도 하지만 최근 한국인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는 중국에서 한국인들의 정서적인 감정에 호소,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더욱 강하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현재 베이징 이외의 중국에서 직영하는 식당은 랴오닝성 선양에 모란관, 평양관, 묘향산, 칠보산, 수정관 등 5곳, 연변에 해당화, 유경 등 2곳, 단둥에 청류관, 송도관 등이다. <베이징=고진갑특파원 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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