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말레이시아 마하티르 경제노선 위기

해외 유출세 폐지 등 자본통제 와해 조짐'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의 경제적 독자노선은 결국 한계에 부딪히고 마나. ' 자본소득의 해외 유출 규제, 페그제 실시로 요약되는 말레이시아의 자본통제가 와해 조짐을 보이면서 마하티르의 경제적 독자노선이 좌초 위기에 몰렸다. 마하티르는 지난 1998년 9월 헤지 펀드의 집중적인 공격으로 링기트화가 폭락하자 이에 대한 대책으로 자본소득의 해외 유출을 규제하고, 환율 시스템 역시 페그제로 전환했다. 이 같은 마하티르의 경제 실험은 발등의 불인 외환위기를 넘기면서 한 때 각광을 받기도 했지만 곧바로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2일 외국투자자의 자본소득에 대한 10%의 해외 유출세(exit levy)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에도 자본시장에 대한 외국인투자 규제를 완화했었는데, 이번 조치로 인해 외형상 직접투자에 대한 규제는 사라진 셈이다. 말레이시아의 이 같은 조치는 최근의 경제 상황에 따른 고육책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미국의 S&P는 말레이시아 경제 상황에 대해 "기업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외국인 투자는 줄어드는 반면 자본 유출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4월 303억 달러를 기록했던 외환보유고는 올들어 지난 3월 현재 237억 달러로 줄어 들었다. 특히 마하티르의 국정 장악력이 떨어지면서 재정적자가 늘고 자본도피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말레이시아 정부는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의 7.5%에서 6%로 낮추기 까지 했다. 말레이시아가 이번에 외국투자자에 대한 마지막 규제를 푼 것도 자본통제보다는 자본유인의 필요성이 제고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재 마하티르는 정치적 소신인 페그제 마저 포기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즉 고평가돼 있는 링기트화의 가치를 적정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관리 변동환율제를 도입하자는 것. 마하티르는 1일 메이데이 메시지를 통해 "세계화에 편승해 착취, 지배하려 하고 있는 외국자본가들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지만 말레이시아의 경제를 위해서는 시장 및 금융 자유화가 필요하다는 시장의 요구를 언제까지 거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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