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첨단기술이 접목된 의료기술이 의사의 자리를 넘본다

[화제의 책] 의사가 사라진다-앤디 케슬러 지음, 프로시네스 펴냄


인간의 평균 수명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왔다. 사람의 수명이 급속히 늘면서 병원 의료비는 덩달아 가파르게 상승해 왔다. 언뜻 보면 현대 의사들이 뛰어난 의술을 바탕으로 평균 수평을 끌어올렸고 그로 인해 병원 의료비를 더 많이 받게 됐으니 합당한 일처럼 보인다. 하지만 저자 앤디 케슬러는 오늘날 의사들이 자신의 탁월한 능력 만으로 환자의 병을 치료하고 생명을 구했다는 인식은 허구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우리 몸 속의 이상을 발견하고 또 그것을 치료하는 것은 상당 부분 첨단 의료기기의 발전에 있는 논리를 제시한다. 의학의 발달은 사실 의료기기의 발전사와 맥을 함께 하기 때문이라는 것. 저자는 인간의 수명이 늘어난 것은 이런 첨단 장비의 도움인데 왜 해마다 의료비는 물가상승률을 뛰어넘을 만큼 증가하는지 의문을 던진다. 이는 새로운 기술의 발전으로 대부분의 첨단 기기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현상과 대조를 이루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실리콘밸리가 기존의 고가 장비를 개선하는 신기술을 내놓아 컴퓨터ㆍ휴대폰ㆍPDA 등 첨단제품을 싸게 제공하고 있는데도 유독 의료분야에는 왜 이러한 혁명이 일어나지 않느냐고 저자는 반문한다. “왜 정보통신(IT) 기술분야에서 활발하게 일어난 ‘깎아내기(더 작고 더 싸져서 비용을 낮추는 일)’가 의학 분야에서는 일어나지 않고 오히려 반대로 비용은 더 늘어나기만 하는가. 의사들의 지식을 소프트웨어와 실리콘 속에 담게 되면 의학이 소비할 수 있는 상품으로 변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 컴퓨터 업계에 가져온 변화가 바로 이것이다.” 그는 컴퓨터ㆍ통신ㆍ금융ㆍ미디어 업계를 뒤흔들어 놓았던 기술의 진보가 의료ㆍ보건 산업에도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언한다. 케슬러는 “혈압 측정, 콜레스테롤 검사, 심장 초음파 검사 등 이런 것들은 모두 무성영화처럼 원시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며 “그리고 값도 아주 싸져서 요즘 의사들이 고무망치로 무릎을 치는 것처럼 아주 일상적인 검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케슬러는 20년 넘게 미국 월가에서 애널리스트와 투자은행가로 일한 전문가로 실리콘 밸리의 신기술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벤처캐피털리스트로 명성을 쌓아왔다. 그는 현재 의료산업의 혁신을 위해 투자ㆍ기술ㆍ개발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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