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손쉬운 암호는 해커들의 `밥'

최근 국내 인터넷 가입자의 수가 매년 90%이상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해킹을 하다 적발된 해커들도 96년 4명에서 97년 7명, 올들어 10월 현재 12명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해커들이 통신 이용자번호(ID)와 비밀번호를 도용해 컴퓨터 시스템의자료를 삭제하거나 시스템 자체를 파괴, 재산상 피해까지 발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있다. 16일 경찰청 컴퓨터범죄수사대에 따르면 한 해커가 국내 모 통신회사의 비밀번호 1만4천4백여개를 대상으로 해킹프로그램을 이용, 8백24개의 비밀번호를 몇시간내에 해독한 사례가 있었다. 특히 해독된 비밀번호의 94%가 간단한 숫자나 알파벳의 조합이었다. 이들 비밀번호는 `1234'가 27%, `12345'가 13%, `0987'이 6% 등으로 숫자로만구성된 암호가 51%였다. 또 `qwerty'(글자키 상단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알파벳 여섯글자)가 5%, `abcd'가 2% 등 간단한 알파벳과 단어로 된 암호가 43%를 차지했다. 실제로 지난 1일 경찰에 의해 지명수배된 서울 모 고교 3년생 黃모군(18)은 PC통신 가입자중 정치인, 대학교수 등 사회저명인사 이름으로 된 것을 대상으로 관리상의 편의때문에 비밀번호를 `1234' 등 비교적 쉬운 것을 사용하고 있는 점에 착안,비밀번호를 알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黃군은 또 자신이 만든 해커프로그램을 이용, 2천여개의 ID와 비밀번호를 빼내이용자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글을 싣거나 동호회 게시판에 오른 자료를 삭제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최근에는 비밀번호 해킹을 단순한 수동작업이 아니라 자동화된 컴퓨터프로그램을 이용, 단시간내에 무차별적으로 많은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기법이 개발되고 있다"면서 "해킹 방지를 위해 숫자와 영문, 특수기호를 조합한 비밀번호를 사용하고 한달에 한번 이상은 반드시 이를 변경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밀번호 등을 잘못 관리해 해커들에게 도용될 경우 정신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이용요금의 부당전가와 자료삭제 등으로 인한 재산상의 피해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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