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자유롭고 창의성 살릴수 있어 젊은층서 확산지난 97년 대학을 졸업한 김상운(30ㆍ서울 마포구 합정동)씨는 요즘 번역과 펀딩, 기업 사업계획서 작성 등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활을 하고 있다.
졸업 후 1년8개월간 광고 벤처회사에 근무하기도 했지만 김씨는 일정한 틀에 매이지 않고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어 과감하게 회사를 뛰쳐나왔다.
김씨가 주로 하는 일은 번역작업 외에도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주는 일과 자금을 필요로 하는 기업과 투자처를 찾고 있는 업체를 연결해 주는 펀딩 업무다.
최근에는 마무리단계에 와 있는 번역작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지만 이 일이 끝나는 대로 사업계획서 작성과 펀딩 업무에 비중을 늘릴 방침이다.
김씨가 이렇게 해서 벌어들이는 한달 수입은 평균 250만~300만원 정도로 회사에 다니는 또래 친구들보다도 많다.
김씨는 "아르바이트라고는 하지만 이들 일은 모두 사람들을 만나서 정보를 찾는 일이어서 나 자신에도 많은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수입면에서도 일반 기업체에 근무하는 것보다 낫다"며 "앞으로도 기업체에 취업해서 얽매이기 보다는 자유롭게 생활하면서 창의성을 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청주에 사는 박다희(26)씨도 비슷한 케이스. 낮에는 지방 방송국에서 두시간 동안 라디오 리포터를 하고 저녁에는 영어학원에서 4~5시간 정도 학생 상담과 관리업무를 한다.
박씨의 월수입은 200만원 정도. 박씨는 "방송일은 물론이고 학원일도 외국인을 자연스럽게 만나다 보니 영어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매일 빠듯하게 출퇴근 하는 친구들보다 여유가 있어서 현재 일에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처럼 최근 들어 한 직장에 매이지 않고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을 영위하는 프리터(freeterㆍ 자유스럽다는 뜻의 free와 arbeit의 합성어)족들이 늘고 있다.
기업들이 신입보다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등 취업환경이 변화하면서 새내기들이 직장을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워진 데다 직장 근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없고 시간활용이 자유롭기 때문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 같은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리크루팅 서비스 업체인 잡코리아(www.jobkorea.co.kr)가 최근 구직자 2, 1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인 443명이 2개 이상의 아르바이트 자리를 갖고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화수 잡코리아 사장은 "직장에 얽매이기 보다는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들의 취향과 맞물리면서 이 같은 프리터족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철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