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은 요즘 10~20대 젊은층에게 가장 인기있는 제약회사로 꼽힌다. 성인층에 친숙한 우황청심원ㆍ쌍화탕으로 대표되던 회사 이미지가 비타민음료 '비타500'과 웰빙음료 '옥수수수염차'로 대박을 터뜨리며 젊은층 공략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타500과 옥수수수염차는 식음료여서 45년 역사를 가진 광동제약의 간판 제품으로 내세우기엔 아쉬운 점이 있다. 최수부(72ㆍ사진) 회장은 "비타500과 옥수수수염차로 벌어들인 돈을 아낌없이 의약품 연구개발비로 투자해 현재 30%에 머물고 있는 의약품 매출비중을 빠른 시간 안에 50% 이상으로 끌어 올릴 것"이라며 "창립 50주년을 맞는 오는 2013년께는 광동제약도 당당히 신약을 보유한 연 매출 6,000억원 대의 견실한 제약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 회장과의 일문일답.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식품에 비해 의약품 분야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식음료부문 매출이 급증하면서 의약품 매출비중이 30%대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지난달 전립선암치료제 '비카루드', 이달 다국적제약사의 유방암치료제 첫 복제약 '레나라정'을 출시하는 등 새로운 의약품도 꾸준히 내놓고 있다. 비타500과 옥수수수염차에서 벌어들인 돈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해 3%도 안되는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을 빠른 시일 안에 5% 이상으로, 2013년에는 10%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최근 신약개발 전담 연구소를 만들었고 다른 제약회사에서 병원영업 30년 베테랑을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의약품분야 육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처방약 매출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일차 목표다. 그러려면 연 매출 100억원 이상 의약품을 5~6개는 보유해야 한다. -신약개발 전담 연구소에 대해 설명해 달라. ▦최근 60억원을 투입해 서울 구로디지털밸리에 신약개발 전담 연구조직인 'R&D I(Instituteㆍ연구소)'를 만들었다. 신약ㆍ개량신약 등 자체개발 아이템은 물론 국내외 라이선싱 및 공동연구 등 연구개발 전반을 수행한다. 수년 전부터 이런 연구센터를 만들고 싶었지만 인재 확보가 여의치 않아 미뤄졌다. 일본화이자 나고야연구소에서 일하던 김윤정 박사를 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고문으로 영입한 일본 제제 및 신약개발 전문가도 한달에 3주 이상 연구소에 상주하며 연구를 돕는다. 회장ㆍ사장 눈치 보지 말고 자유롭게 연구하라고 서초동 본사에서 일부러 떨어뜨려 놓았다. 1,200㎡ 규모에 30명의 인력으로 출발했지만 추후 인원을 보강할 계획이다. -향후 출시 예정인 전문치료제로 어떤 것들이 있나. ▦두경부암ㆍ대장암ㆍ치매ㆍ비만 등 4개 분야에서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천연물신약으로 개발중인 치매치료제는 국책과제로 정부 지원을 받아 현재 2단계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대장암치료제, 최근 중국 루예제약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두경부암ㆍ비만치료제도 곧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다. 새로운 췌장암ㆍ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 도입을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 본계약을 앞두고 있다. -식음료분야에도 계속 투자할 생각인가. ▦의약품 매출 못지않게 식음료 신제품 개발도 중요하다. 의약품 투자의 밑천이 되는 캐시카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영업전략상 구체적인 내용을 말할 수는 없지만 비타500과 옥수수수염차에 이은 제3의 히트상품을 내년쯤 내놓기 위해 연구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광동제약이 어떤 기능성음료를 내놓을 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소 제약사 인수설이 자주 거론되는데. ▦광동제약과 합쳤을 때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괜찮은 매물이 있다면 일정한 프리미엄을 주고서라도 인수하겠다. 그러나 아직 맘에 드는 회사가 나오지 않고 있다. -수출 의약품은 어떤 것들이 있나. ▦보약으로 사용되는 경옥고와 우황청심원을 일본에 연간 100만 달러어치 정도 수출하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에 전문의약품을 수출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45년간 쉬지않고 달려왔다. 언제까지 일하고 싶은가. ▦사장(최 회장의 외아들인 최성원 사장)의 역량이 좀더 발전되고 신약개발이라는 광동제약의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는 최선을 다해 일심히 일할 계획이다. 나이를 감안하면 아마도 창립 50주년 무렵에 명예회장직을 맡아 뒤에서 조력하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끈기·배짱으로 일군 신화… 사회공헌도 '앞장' ● 최수부 회장은 최수부 회장은 군 제대 후 보약 '경옥고'를 만들어 팔던 고려인삼산업사에 외판원으로 입사, 제약업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끈기와 배짱으로 경이적인 매출을 올리며 창업자금을 모은 그는 28세 때 '내가 직접 만들어 팔아보자'고 결심,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에 대지 87평, 건평 30평짜리 집을 사 뒷마당에 가건물을 짓고 경옥고를 다릴 수 있는 가마를 설치했다. 이렇게 출발한 광동제약은 이후 우황청심원ㆍ광동쌍화탕 등을 내놓으며 급성장했지만 1999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부도위기를 맞게 됐다. 하지만 종업원들은 자진해서 보너스를 반납했고 최 회장은 보유주식 10만주(지분율 12%)를 종업원에게 무상 배분하는 상생경영으로 벼랑에서 탈출했다. 위기를 극복하고 2001년 출시한 비타500은 한해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안겨주며 우리 국민이 한달에 한 병 이상 마시는 건강음료로 자리매김했다. 최 회장은 지난 25년간 530명의 심장병 어린이에게 무료 수술을 지원해 왔으며 지난해 장학재단(가산문화재단)을 만들어 소년소녀가장 등 불우 청소년들을 돕는 등 사회공헌에 앞장서는 CEO로도 유명하다. ◇약력 ▦1935년생 ▦1963년 광동제약사 창업 ▦1973년 광동제약㈜ 설립 ▦1974년 고려대 경영대학원 수료 ▦1983년 서울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1996년 국민훈장 목련장 수훈 ▦1998년 모범납세자 표창(재정경제원) ▦재경김천향우회장 ▦대한경영학회 선정 '2008 경영자대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