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금융거래 '아직 미미'
거래잔액 512兆로 美의 0.6%…위험노출비율도 높아
국내은행들의 파생금융거래 규모가 크게 늘고는 있으나 여전히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해 환율ㆍ금리 변동에 대한 대비가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거래 위험도가 높은 장외거래가 파생금융거래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선진국보다 자기자본 대비 위험노출비율도 상대적으로 높다는 분석이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파생금융거래의 국제비교와 위험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국내은행의 파생금융거래 규모는 1,102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38.3% 증가했다. 이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중국경제의 경착륙 우려 등으로 원ㆍ달러 환율 변동성이 증가함에 따라 차액결제선물환(NDF)거래를 중심으로 한 통화파생거래가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지난 6월 말 현재 국내은행의 파생금융거래 잔액은 512조9,000억원(4,451억달러)으로 지난해 말 대비 35.6% 늘었다. 이는 미국상업은행의 파생금융상품 거래잔액 76조5,240억달러(3월 말 기준)의 0.6%이며 일본의 1.3%, 국제결제은행(BIS) 가맹국의 0.2%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반면 국내은행의 파생금융거래 잔액 가운데 장외거래 비중은 97.8%로 미국(91.5%), 일본(61.5%)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장외거래는 거래 상대방의 신용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은행의 거래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특히 BIS가 제시한 방식에 따라 산출하는 자기자본 대비 파생금융거래의 신용위험노출 비율은 국내은행이 14.9%로 미국상업은행(5.7%)보다 높았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입력시간 : 2004-09-15 1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