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공개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은 매장마다 ‘5월25일 공개본’이라는 문구가 삽입돼 눈길을 끈다. 이는 다음달 30일 워싱턴에서 개최될 예정인 한미 FTA 서명식 이전까지는 일부 문구 및 내용이 수정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양국은 우선 이날 공개된 협정문을 기초로 최종 법률 검토를 위해 오는 29일부터 6월5일까지 워싱턴에서 대표단 협의를 하기로 했다. 우리 측에서는 이혜민 외교통상부 한미 FTA 기획단장을 수석대표로 외교통상부ㆍ재정경제부 관계자 등 8~9명이 대표단으로 구성돼 협상에 참여한다.
미측은 또 섬유양허안의 기술적 부분에 대해 협정문 공개 직전인 24일 문제를 제기하며 협의를 요청해 워싱턴에서 이에 관한 기술적 협의도 갖기로 했다. 섬유제품의 종류를 나누는 기준이 각각 한국은 10단위, 미국은 8단위로 다르게 규정한 것이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이를 논의하자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훈 한미 FTA 우리 측 수석대표는 “섬유 이외의 다른 분과에서는 더이상 협의가 없으며 본질적으로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했다.
재협상 여부를 지켜봐야 하지만 재협상이 있더라도 양측은 조속히 마무리한 뒤 미국의 무역촉진권한법(TPA)에 따라 6월30일(미국 시간) 워싱턴에서 한미 FTA 서명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서명식에 한미 정상이 배석하고 서명식을 전후로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국 정부가 6월 말 협정문에 서명하면 바통은 양국 국회로 넘어간다. 우리 정부는 9월 정기국회에 한미 FTA 비준안을 제출할 계획이며 미국 역시 하반기에 의회 비준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올해 내에 한미 FTA 비준안이 처리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대선 등 정치일정을 감안할 때 비준안 처리는 새 정부가 출범하고 내년 4월 총선을 치른 뒤가 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