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비난성명 발표 강력 반발 `파장` 주목
티베트 최고 지도자 달라이 라마(68)가 2년 4개월 만에 다시 미국땅을 밟았다.
중국은 미국이 그의 방문을 허용한 데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달라이 라마는 5일(이하 현지 시각) 샌프란시스코에 도착, 16일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이날 샌프란시스코 대학에서 25개 종단 대표, 티베트 불교 신도, 학생 등 1,00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연설에서 “평화를 향한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측은 그에게 인문학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그는 특히 8~10일 워싱턴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 콜린 파월 국무장관 및 의회 지도자들과 잇따라 만날 예정이어서 중국측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달라이 라마는 부시 대통령과 만나는 자리에서 티베트 문제에 대해 미국과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중국의 티베트 지배 50주년이던 2001년 5월에도 백악관을 방문했으며 당시 부시 대통령은 “중국과 티베트 망명정부의 대화를 촉진할 길을 찾겠다”고 말해 중국측의 거센 항의를 받은 바 있다.
중국은 1950년 10월 티베트를 침공한 이후 티베트를 실질적으로 통치하면서 인도 동북부 히말라야의 다름살라에 있는 달라이 라마의 망명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특히 달라이 라마와 외국 정부 간의 어떠한 접촉에도 반대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미 지난달 말 “달라이 라마의 미국 방문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한다.
미국은 티베트를 중국의 일부로 인식하고 티베트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철저하게 준수하기를 요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달라이 라마를 분열주의자, 정치적 음모가로 비난하면서 “미국 방문으로 중_미 관계가 손상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경고했다.
특히 최근 북한 핵 문제 해법과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를 놓고 양국이 적지 않은 시각차를 보이고 있어 그의 이번 방미가 양국 관계에 또 어떤 파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달라이 라마는 59년 중국에 맞서 봉기를 일으켰으나 실패하자 인도로 망명했다. 89년에는 중국 통치에 대한 비폭력 무저항 투쟁을 높이 평가받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