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당분간 ‘버냉키의 입’보다 경제 지표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시장관계자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오는 30일(현지시간)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추가로 0.25~0.5%포인트 더 낮출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미국이 금리를 인하해도 전세계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미 지난주에 금리를 0.75%포인트 전격적으로 인하한데다 오는 30일 추가 금리인하에 대해서도 이미 증시에 상당 부분 반영됐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금리를 인하한다고 하더라도 뒤이어 발표되는 경제지표가 나쁠 경우 FRB의 대응이 이미 ‘때늦은 것’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배적이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조만간 열릴 FOMC의 추가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해 인하가 되더라도 실질적인 영향력은 생각보다 적을 것”이라며 “FRB가 금리를 인하할 경우 그 수치보다는 발표문에 담긴 행간의 의미를 읽어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제 시장의 눈은 FRB의 금리인하보다는 같은 날 발표될 미국의 4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2월1일에 발표될 1월 신규 고용 규모와 실업률 지수로 쏠리고 있다.
이는 글로벌 증시 폭락이 일정 부분은 이달 초에 발표된 이들 지표의 부정적 결과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달 신규 고용규모나 실업률이 시장 예상치를 충족시킬 경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그렇지 않을 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조만간 나올 미국의 변수 중에 지난 4ㆍ4분기 GDP 성장률이 1%를 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중요하다”며 “만일 추가 금리인하는 단행됐지만 경제지표가 예상만큼 좋지 않다면 ‘버냉키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