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유가하락·달러약세" OPEC 美국채 판다

작년 3개월간 101억弗 매도… 美채권수익률 상승세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달러약세를 우려해 미 국채를 대거 매도하고 나섰다. 세계 2위 달러 보유국인 중국을 비롯해 달러 보유규모가 큰 국가들이 달러약세를 이유로 달러자산을 다변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OPEC 국가들의 미 국채 처분이 본격화하면서 그 동안 낮은 수준을 유지했던 미 국채수익률도 오름세로 돌아섰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미 재무부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인도네시아ㆍ사우디아라비아ㆍ베네수엘라 등 산유국들은 지난해 9~11월 3개월 동안 미 국채 보유금액 가운데 9.4%인 101억달러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OPEC 회원국이 3개월 연속 미 국채를 처분한 것은 지난 2003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OPEC 산유국들은 미 국채를 포함해 총 5,000억달러의 달러자산을 매입해 아시아 중앙 은행들을 제치고 가장 많은 달러보유 세력으로 부상했다. 2002년부터 2006년 동안 국제유가가 세배 가까이 급등하면서 OPEC 국가들의 미 국채 보유규모도 115%나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국제유가가 배럴 당 78.40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한 이후 34% 가까이 급락하면서 OPEC 회원국에게 유입되는 '페트로달러(오일달러)'가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고유가에 따른 풍부한 달러자금으로 미 국채를 마구 사들였던 OPEC 회원국들이 유가하락으로 미 국채 매입이 여의치 않은데다 달러약세를 우려해 기존 보유 미 국채마저 처분하면서 미 채권수익률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OPEC 회원국들의 대규모 달러자산 매입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던 중장기 미 국채 수익률이 OPEC 회원국의 입장 변화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도 해소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의 마이클 폰드 전략가는 "일반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 당 10달러 떨어질 경우 OPEC 회원국들은 미 국채 보유규모를 340억달러 가량 줄이고, 이는 미 국채 수익률을 0.05%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노벨상 수상자인 컬럼비아대학의 조셉 스티글리츠 경제학교수는 "앞으로 OPEC 회원국들이 미 국채를 대거 매도하게 될 것이며 이는 중장기 채권 수익률 상승세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10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지난해 9월말 4.63%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OPEC 회원국들이 미 국채매도에 적극 나서기 시작하면서 상승세로 돌아서 4.77%까지 올랐다. 특히 올 들어서는 오름세가 더욱 뚜렷하다. 한편 OPEC 회원국들의 원유수출 대금은 지난해 3ㆍ4분기 1,260억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지만, 올 2ㆍ4분기에는 유가하락으로 80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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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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