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치권 향방...정국주도권 쟁탈전

한나라당이 민주당과 각축을 벌였으나 야당인 한나라당이 종반전에 경합지역에 많이 이겨, 제1당을 차지했다.그러나 민주당은 15대 국회때 양당 의석 비율을 감안,『한나라당이 제1당이 됐다고 해도 의석수 차이가 많지않아 실제 승리했다』고 자평하고있어 사실상 무승부로 볼 수있다. 이에 따라 여야 지도부간 정국주도권 쟁탈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를 제외한 비영남지역의 의석수가 영남지역 의석과 똑같은 상황에서 몇석 안팎의 차이로 한나라당이 제1당이 됐기 때문에 민주당이 수도권에서 선전한 셈이다. 우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국민친화적 기조에 바탕을 둔 국정운영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金대통령은 자민련과의 공조재개를 통해 과반의석을 확보, 조기 정계개편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남북정상회담 준비와 함께 재벌개혁 등 선거후로 미루었던 국정운영의 큰 작업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거결과에 관계없이 金대통령은 선거가 끝난 직후부터 먼저 선거과정에서 노출된 갈등 수습 등 선거후유증 극복에 주력하면서 당과 정부의 대대적 개편을 통해 국면전환을 꾀할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한나라당은 무조건 제1당 여부에 승패의 기준을 두고있어 외형상 민주당보다 1석이라도 많으면 승리로 규정, 대여 압박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적지않다. 한나라당 이원창(李元昌)선대위 대변인은 13일 『사상 유례없는 금·관권선거에 선거 3일전 남북정상회담이란 깜짝쇼까지 가세된 최악의 조건에서 우리당이 1석이라도 이기면 승리하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경우 한나라당은 내부적으로는 지지기반인 영남의 전체의석수가 65석으로 민주당 텃밭인 호남 29석의 2.2배에 달한다는 점에서 1~2석 차이의 「신승」은 곧바로 승부처인 수도권에서의 참패를 의미한다는 점에 내심 난감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제1당을 유지했다고 판단,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친정체제를 굳히면서 총선이후 몰아칠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속에서 주도권을 쥐고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민주당과 한나라당 양당의 정국주도권 쟁탈전 증폭과 함께 정계개편이 촉발될 가능성이 높아 정국의 불안정성이 심화할 전망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몇석이내 차이로 2당이 됨에 따라 정국 주도권을 잡고 자신있게 국정운영을 해나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은 설사 5~10석 차이의 2당이 되더라도 민주당과 한나라당 어느 한 당에 힘을 몰아주지 않는 황금분할 결과로 야당에 정국 주도권을 빼앗기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 정국운영의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이 경우 여권은 대야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정계개편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JP를 다시 끌어들일 것으로 관측된다. 또 한나라당의 경우 비주류들의 움직임도 심상치않을 것이다. 당 지도부는 여권의 「금·관권 선거」등 악조건에서 이 정도 성과를 올린 것은 승리라고 평가하겠지만 비주류는 15대 때의 의석수 등을 거론하면서 「지도부 인책론」을 제기, 당내분이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민련은 원내교섭 단체가 어려워 JP위상이 흔들리면서 퇴진압력에 시달리고 민주당에 흡수통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양정록기자JRYANG@SED.CO.KR 입력시간 2000/04/14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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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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