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올 것이 왔다" 술렁이는 관가

고위 공직자 물갈이론 파장<br>"다른 부처들도 어떤 식으로든 인사 이뤄질 것"<br>"또 공무원이 표적되나"… '깔딱 공무원' 비유도

교육과학기술부 1급 공무원들의 전원사표 제출로 공무원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17일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에 공무원들이 들어가고 있다./고영권기자

교육과학기술부와 국세청 1급 간부의 일괄사표 제출로 촉발된 ‘고위공직자 물갈이’로 공무원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사표를 제출하지 않은 부처들도 어떤 식으로든 물갈이가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인사라인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17일 조영호 군인공제회 이사장이 사표를 제출하자 이번 인적쇄신의 대상이 어디까지 번져나갈지 주목하고 있다. 모부처의 한 고위관계자는 “(사표를 제출하지 않은) 다른 부처들도 결국 수장들이 청와대 의중(?)을 고려해 인적쇄신에 나서야 되지 않느냐를 놓고 고민할 것”이라며 “결국 어떤 형태로든 (고위공무원)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고위공직자 물갈이가 표면화되면서 공무원사회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모부처 인사 담당자는 “1급 등 고위공무원에 대한 물갈이는 계속 이야기가 나왔다”며 “이번 고위공무원 교체는 교과부와 국세청뿐 아니라 다른 부처도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지침은 내려오지 않겠지만 결국 각 부처 수장들의 판단만 남은 것 아니냐”고 전했다. 이번 인적쇄신에 대한 관가의 시각은 이명박 정부 출범 때와는 또 다르다. 정부 출범 뒤 ‘얼리 버드(early bird)’로 요약되는 공무원 길들이기가 이뤄졌다. 이후 이명박 대통령이 올 여름 공무원들에게 ‘공무원의 힘이 곧 나라의 힘’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공직사회는 어느 정도 ‘물갈이ㆍ사정 공포’에서 벗어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번 1급 물갈이 파문으로 다시 얼어붙고 있다. 최근 고위공직자로 임명된 한 관계자는 “잘해보자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갑자기 1급 물갈이가 이뤄지면서 ‘또 공무원이 표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퍼지고 있다”며 “금융위기 등 해결해야 될 난제가 적지않은데 물갈이가 일단락되기 전까지는 이래저래 윗분 눈치만 살피게 됐다”고 말했다. 하위직 공무원도 예외는 아니다. 모부처 과장급 관계자는 “상사로 모시는 1급 간부들이 옷을 벗을지 아니면 계속 자리를 유지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보고하러 사무실을 찾는 것도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고위공무원을 ‘깔딱 공무원’에 비유하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언제 어떻게 옷을 벗게 될지 모르는 상황을 비유한 것이다. 한 고위공무원은 “내년 초 개각도 예정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인적쇄신 열풍에 따른 공직사회의 술렁거림이 장기간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모 부처 인사 담당자는 “18일부터 시작되는 대통령 부처 업무보고가 끝난 후 뭔가 액션이 나오지 않겠느냐”며 “업무보고도 해야 하는데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국방부는 조 이사장이 사표를 제출했다고 이날 밝혔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국가적 경제난국을 맞아 공제회의 경영혁신과 구조조정 및 인적쇄신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용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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