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김정일 전격 訪中] 허 찔린 정부… 訪中 확인 놓고 우왕좌왕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전용열차가 북ㆍ중 국경을 넘은 26일 ‘김정일 방중’ 확인 여부를 둘러싸고 정부는 혼선에 혼선을 거듭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께 고위 관계자 발언으로 김 위원장의 방중징후가 포착됐음을 확인했다. 여기에다 청와대 복수의 관계자들이 관계기관에서 오랫동안 김 위원장의 방중여부를 추적해 왔고, 김 위원장의 중국 입국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뒷받침하면서, 올해 두 번째 ‘김정일 방중’이 기정사실로 굳어져 갔다.


그러나 정부 주무부처인 통일부와 외교부에서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상황이 꼬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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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김정일 방중에 관해선 아는 게 없다”고 답했고, 외교통상부 김영선 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전격 방중과 관련, “정부로서는 현재 (김정일 방중과 관련해) 확인해드릴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변인은 중국측으로부터 사전통보를 받았는지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밝히고, 김정일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중국에 들어갔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가 없다”고 말해 ‘김정일 방중’에 대한 사실확인 자체를 거부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김정일 방중에 대해 각종 추측들이 고개를 들었다.

우선 최악의 건강상태에서 김 위원장이 전용열차에 탔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해석이 나왔고, 김정은 후계구도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면 베이징으로 가야 하는데 지안ㆍ지린으로 간 것은 방향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심지어 8ㆍ8개각으로 궁지에 몰린 정부가 ‘김정일 방중’을 고의로 흘려 인사청문회의 비판적 여론을 희석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제기됐다.

결국 청와대가 나서 최종적인 상황을 정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전용열차의 월경사실을 공식확인하고, “동일 연도에 2회 방중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사실상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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