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은 주가가 추세 상승할 때에는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사들이고 조정장에서는 현물과 선물을 엇갈리게 매매해 차익을 챙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최근 이틀 동안 외국인이 1,000억원이 넘는 매수 공세를 벌였지만 이를 2차 랠리의 시작이라기보다는 선물에서 차익을 얻기 위한 운용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5월23일 이후 6월18일까지 모두 2조2,725억원어치의 현물 주식을 매입함과 동시에 선물 2만7,405계약을 사들였다. 이 기간 동안 종합주가지수는 611.51포인트에서 675.75포인트로 64.24포인트 올랐다.
외국인들은 이후 주가가 조정을 받기 시작하자 현물과 선물의 교차매매를 통해 이익을 챙기는 운용전략을 펼쳤다. 즉 현물을 사들여 지수가 올라가면 선물을 팔아 차익을 실현하고 그 다음 현물을 매도해 지수가 떨어지면 저가에 선물을 다시 사들였다.
실례로 외국인들은 지난 7월4일 지수가 693.25포인트일 때 선물 3,524계약을 매수했다. 7일에는 현물 690억원 어치를 사들여 지수가 704.29포인트로 10포인트 가까이 오르자 선물 5,769계약을 팔아 이익을 챙겼다. 8일에도 같은 방식으로 차익을 실현했고 9일에는 다시 선물을 사들였다. 외국인들은 이처럼 현물 매수-지수 상승-선물 매도 및 현물 매도-지수 하락-선물 매수의 사이클로 주식을 운용해 지난 6월19일 이후 지속되고 있는 조정장에서 이득을 챙긴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컨설팅업체인 BIBR In Labs의 신동준 사장은 “지난 13일만 해도 선물 9,483계약을 매입한 외국인이 다음날에는 장중에 5,089계약을 팔아 50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남겼다”고 말했다. 신 사장은 “외국인이 현물에서 매수 공세를 벌이더라도 선물 매수를 동반하지 않으면 상승장이 재개했다고 보기는 무리”라며 “개인투자가가 섣불리 매수에 나설 경우 손해 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기석기자 hank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