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놓고 열린 당정협의에서는 종합부동산세의 시행시기 등 핵심 방안에 대한 상당한 입장차가 드러났다. 이날 오후 브리핑을 가진 이종규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주요 쟁점에 대해 열린우리당의 입장을 감안, 머뭇거리는 기색이 역력해 법안 마련과정까지 진통이 거듭될 것임을 예고했다.
당정은 우선 개편될 보유세제의 시행시기를 놓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세제 개편안을 올 정기국회에서 입법화한 뒤 내년 1월 도입해 7월 고지서를 처음 발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여당 일각에서는 종합부동산세를 내년에 도입하되 부동산 경기가 위축된 상황을 고려해 일정기간 유예한 뒤 시행하자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땅ㆍ집부자들에게 부과하는 종합부동산세의 과세대상에 대해서도 적지않은 입장차를 드러냈다. 정부는 5만~10만명 정도를 과세대상으로 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당은 이를 최소화하자는 입장이다.
아울러 초기 시행과정에서는 과세대상을 일단 줄인 뒤 경기회복 이후 신축적으로 늘리자고 주장했다. 여당은 이와 함께 강남 등 일부 지역의 보유세가 급상승하는 점을 감안, 도입 초기연도에는 일정 부분(예:2배) 이상 올라가지 못하도록 상한선을 두는 방안도 내놓았다.
거래세(취득ㆍ등록세)의 부담완화 방안도 입장이 통일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당초 내년 7월부터 시행되는 부동산중개업법 개정안에 따라 세부담이 늘어나는 점을 감안, 지방자치단체들의 감면으로 부담을 완화해주는 ‘오른 만큼 깎아주는’ 방식을 검토해왔다.
당측에서는 이 정도로는 거래세 부담을 낮추기가 힘들다며 보유세를 올리는 만큼 거래세는 티가 날 정도로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초 예정에 없던 거래세율을 인하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당측에서는 특히 종합부동산세 시행 이전인 내년 초부터 거래세를 낮춰 침체에 빠진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개진했다.
양측은 이 같은 쟁점들에 대해 이번주 안에 통일된 입장을 찾는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국회 입법과정에서 시행연기를 주장하는 야당측과 또다시 맞서야 해 최종 시행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