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변동성 완화 '시장 안전판' 부상

■ 적립식 펀드 100만계좌 넘었다<br>장기·분산투자로 투자자들 인식 전환<br>매수자금 꾸준히 유입 증시체질 개선

“예전에는 주가가 빠지면 주식을 팔아야 하는 것 아니냐, 깡통 되는 것 아니냐는 문의전화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주가가 빠지면 오히려 적립식 계좌에 돈을 더 넣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의가 늘었다. 단기투자로는 돈을 벌기 힘들고 금리는 너무 낮고 올해 주식시장은 좋을 거라고 하니까 적립식 투자 쪽을 찾는 투자자들이 많다.”(A증권 여의도지점장) 적립식 펀드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투자문화를 바꾸고 있다. 시중 부동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적립식 펀드가 국내증시의 변동성을 낮춰주는 ‘시장 안전판’으로까지 부상할 조짐이다. 이재순 제로인 팀장도 “적립식 펀드는 예전부터 있었지만 지난해 8월과 11월 콜금리 인하가 불을 붙였다”며 “지난해 말부터 적립식 열풍이 불면서 분산투자를 위해서는 적립식 투자가 필요하다는 투자문화가 정착돼가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적립식 투자 열기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투기가 아닌 저축으로 생각을 바꾸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기투자로 투자문화 변화=적립식 투자가 주식투자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마인드를 바꿔놓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모멘텀 플레이로 단기 고수익을 노리던 투자자들이 3년 이상 꾸준히 주식을 매수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겠다는 전략으로 바꾸고 있다. 여기에 은행 등 판매사들도 장기투자를 적극 권유하고 있다. 심재오 국민은행 투신상품팀장은 “직원들이 고객들에게 상품을 팔 때 3년 이상 장기투자와 계좌 자동이체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중간에 손실이 날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참고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고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상관없이 매달 꾸준히 적립해야 원하는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고객들에게 강조한다”고 말했다. 또 노후대비를 위한 펀드 가입이 늘면서 장기투자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고 덧붙였다. ◇주식시장 체질 바뀐다=적립식 투자가 증가하면서 주식시장의 체질도 변하기 시작했다. 과거 주식시장이 개인 또는 외국인투자가들의 움직임에 따라 큰 폭의 등락을 거듭했다면 올해부터는 변동폭이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특히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기 위해 저가에 주식을 매수하려는 적립식 투자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주가가 안정감 있게 움직이고 있다. 김진호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0월 이후 고객예탁금과 주식형 펀드 잔고가 모두 상승세로 전환되는 등 국내 수급여건이 변하고 있다”며 “늘어나는 적립식 투자자금이 국내증시의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세중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도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순수 주식형 수익증권은 5,000억원이나 줄었지만 적립식 펀드는 4,000억원에서 1조1,600억원으로 4배가 증가했다”며 “적립식 투자가 늘면서 주가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주식매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시장 수급구조 개선도=올해는 주식시장의 수급이 크게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적립식 투자의 확대와 함께 ▦연기금 주식투자 비중 확대 ▦고가주 단주매매 허용 ▦분기 배당제 실시 ▦기업연금제 도입 등의 수급개선 요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외국인이 주식시장을 좌우했다면 올해는 기관이 주도하는 수급장세가 전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박선오 세종증권 애널리스트는 “각종 주식시장 수급 활성화대책과 제도변화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수급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실질금리 하락과 부동산 가격 안정세 등도 주식시장으로 자금을 끌어들일 것”으로 전망했다. 박경일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기관과 개인의 증시참여가 늘면서 거래량이 5억주를 넘고 있다”며 “적립식 투자자금 등이 주식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하면서 시장의 급락을 막고 추가 상승세를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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