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리빙 앤 조이] "黃山에 올라가니 天下에 산이 없더라"

중국 黃山 여행

인천과 중국 황산시를 잇는 국제선 직항 노선이 최근 개설돼 보다 쉽게 관광객들이 황산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사진은 황산 중턱의 서해호텔에서 아래를 바라본 광경으로, 서리가 내린 나무가 구름안개와 어울려 절경을 이루고 있다.

황산이 사랑의 보증을 서는 셈인‘사랑의 자물통’ .

인천에서 황산으로 가는 중국동방항공 정기편이 생겼다.


[리빙 앤 조이] "黃山에 올라가니 天下에 산이 없더라" 중국 黃山 여행 황산(중국)=최수문 기자 chsm@sed.co.kr 인천과 중국 황산시를 잇는 국제선 직항 노선이 최근 개설돼 보다 쉽게 관광객들이 황산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사진은 황산 중턱의 서해호텔에서 아래를 바라본 광경으로, 서리가 내린 나무가 구름안개와 어울려 절경을 이루고 있다. 황산이 사랑의 보증을 서는 셈인‘사랑의 자물통’ . 인천에서 황산으로 가는 중국동방항공 정기편이 생겼다. 관련기사 • 최근 황산까지 가는 정기 직항편 생겨 • 聞慶 발길 머문곳마다 펼쳐진 秘境…秘境… • 문경의 볼거리와 먹거리 • 바나나는 '프리미엄' • '최적 생산지' 세계적 기업 총집합 • 전직 가수왕? 현직 판매왕! • 슬프게 우아하게… 모던록의 '연금술사' • 주말 극장가 한국영화 3편 흥행 대결 ‘올라갈 때는 타인이지만 내려올 때는 친구가 되는 산.’ 황산(黃山)은 모 항공사의 이 광고 카피 하나로 한국인에게 가장 유명한 중국 산 가운데 하나가 됐다. 특히 최근에는 인천에서 황산시까지 항공편 직항로가 열려 황산은 우리에게 더욱 가까운 산이 됐다. 황산은 중국 남부 안후이성(安徽省)에 위치한다. 남북 40㎞, 동서 30㎞, 총면적은 1,200㎢로 4개 현과 5개 시에 걸쳐있으며 우리나라 설악산의 약 3배쯤 되는 크기다. 모두 72개의 주요 봉우리와 24개의 골짜기가 동서남북으로 뻗는다. 최고봉인 연화봉(蓮花峰)은 1,864m로 우리나라 설악산보다 150m 가량 높다. 황산은 한 폭의 산수화 같다. 이 보다 황산을 더 적절히 설명할 수 있는 말은 없을 듯하다. 중국 사람들은 황산의 절경으로 ‘사절(四絶)’을 꼽는다. 사절이라면 기묘한 바위봉우리(寄巖), 갖가지 형상의 소나무(寄松), 바다같이 깔린 안개(雲海), 깔끔한 온천(溫泉) 등인데, 한 번 산행에서 이 모두를 볼 수 있다면 보통 행운아는 아니니 ‘복권’이라도 사 보라고 중국인들은 권할 정도다. 황산이 유명해진 것은 근래의 일이 아니다. 그 이름은 과거 중국 한족(漢族)들의 조상이라고 일컬어지는 ‘황제(黃帝)’에게서 따왔다고 할 정도로 유구하다. 30여년간 중국 곳곳을 떠돌았다는 명(明) 나라 때의 여행가이자 지리학자인 서하객(徐霞客)은 “오악(五嶽)에 돌아보면 다른 산은 볼 필요가 없고 황산에 오르면 오악도 필요 없다”며 황산의 비경을 극찬했다. 오악이라면 태산(泰山)ㆍ형산(衡山)ㆍ화산(華山)ㆍ항산(恒山)ㆍ숭산(嵩山)으로 중국의 동서남북과 중앙을 대표하는 명산들이니 곧 황산은 천하제일의 경관을 가졌다는 말일 터. 서하객은 “황산에 오르고 나니 천하에 산이 없더라”며 경탄을 금치 못했다. 중국인들의 황산예찬은 현대에 들어서도 여전하다. 중국 전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이 지난 92년 황산의 비경에 취해 “남녀노소 누구나 황산을 보고 즐기게 하라”고 당부했고, 이에 따라 20여년에 걸친 대대적인 보수작업에 거쳐 황산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다가와 비경을 즐길 수 있는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됐다. 현지에서 만난 한 관광안내원은 “황산은 중국 명산지 가운데 산으로서는 유일하게 지난 90년 유네스코 지정 세계 자연문화 복합유산에 올랐다”며 “중국인이라면 꼭 한번은 가고 싶어하는 이 명산을 한국인들에게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협곡·기암괴석… 병풍 펼친듯 연간 290일 비 또는 안개 "雲海 보려면 日出 못보고 日出 보려면 雲海 못본다" 고봉준령으로 둘러싸인 황산은 오르려면 케이블카를 이용하지 않을 수 없다. 정상까지 등산로도 나 있지만 시간이 빠듯한 외국 관광객들로서는 엄두를 내기 힘들다. 운곡ㆍ옥병ㆍ태평 등 3개 지점에서 운행되는 케이블카는 타고 산 중턱까지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중 동쪽에 위치한 해발 800m의 후산에서 운곡 케이블카를 타는 코스가 그나마 평탄해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다. 서쪽의 옥병에서 출발하는 케이블카는 산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로 택한다. 50명 정원의 케이블카는 운곡을 출발, 8분 남짓을 안개와 구름 속을 들락거리더니 해발 1,670m의 백아령에 닿는다. 운곡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본격적인 산행이다. 계단을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광명정(光明頂)에 닿는다. 황산에서 두 번째 높이(1,860m)다. 바로 아래에 낭떠러지가 있어 아찔하다. 광명정에서 내려가는 길에는 비래석(飛來石)이 있다. 전설에 따르면 하늘에서 떨어진 이 바위를 만지며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다시 가파른 계단을 쉬지 않고 내려가면 배운정(排雲亭)이다. 이곳은 산중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일몰지점으로 유명하다. 최고봉인 연화봉은 말 그대로 봉우리가 연꽃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황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 중에 하나가 서해대협곡을 일주하는 트레킹이다. 황산이 가진 24개 협곡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끝에서 끝까지 걸으려면 족히 8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깎아지른 듯 뽀족하게 서있는 기암괴석, 그 옆으로 가느다랗게 나 있는 계단길, 다리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다. 황산이 아름다운 것은 이런 자연 때문만은 아니다. 하늘이 만든 황산에 인간도 몇 가지 덧칠을 해놨다. 등산로에 신기할 정도로 잘 닦인 계단이 그것. 눈 여겨 봐야 할 것은 계단이 시멘트로 만든 것이 아리나 바위를 직접 깎아 만들었다는 것이다. 덩샤오핑의 지시를 지방정부 당국이 충실히 실행한 결과다. 원래 있던 돌계단에 더해 산 정상 구석구석까지 모두 14여만 여개의 엄청난 숫자가 완성됐다. 인간이 만든 것은 또 있다. 황산 등산로에 설치된 난간과 쇠줄에는 많은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사랑에 관한 '황산의 맹세'라고 불리는 그것이다. 연인들은 이곳에 와서 '사랑의 자물통'을 채운 뒤 열쇠를 절벽 아래로 던진다. 헤어지려면 골짜기에 내려가 열쇠를 찾아 다시 자물통을 열어야 한단다. 산이 사랑의 보증을 서는 셈이다. 이탈리아 로마의 트레비 분수와 비슷한 발상이다. 황산 유람의 승부를 결정 짓는 것은 사실'날씨'다. 산악지역에서 날씨가 변덕스러운 것은 당연하지만 황산은 특히 그렇다. 속을 드러내 보이지 않으려는 중국인다운 독특한 자존심을 맞닥뜨리는 듯하다. '황산에서 운해를 보려면 일출을 못보고, 일출을 보려면 운해를 못 본다'는 말이 있다. 맑은 날에는 운해를 볼 수 없고 흐린 날에는 일출을 보지 못한다는 뜻의 이 말처럼 황산은 당일 날씨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북해(北海), 서해(西海), 천해(天海), 동해(東海), 전해(前海) 등으로 황산 구역을 구분 지은 것도 바로 운해가 동서남북 골짜기를 따라 갈라지는 모양을 본 따 붙인 때문이다. 연간 290일 동안 비가 오거나 안개가 낀다. 경관을 즐기기도 쉽지 않은 셈이다. 일출을 볼 수 있는 날은 50일에 불과하다. 하늘이 돕는 사람만이 하늘이 내린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셈이다. 입력시간 : 2006/04/2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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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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