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우박맞은 항공기…피할순 없었나?

건교부, 사고원인 정밀 조사

지난 9일 제주발 김포행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우박에 맞아 기체가 파손된 사건과 관련, 건교부가 당시 여객기가 우박을 맞게 된 경위에 대해 정밀 조사를 벌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14일 건교부 산하 항공사고조사위원회와 서울접근관제소,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사고가 일어난 9일 김포 상공에 오후 3시40분을 넘긴 시각부터 큰 뇌우(雷雨)가 형성됐으며, 이 비구름은 사고 발생(오후 5시45분) 이후까지 항공기들이 김포공항으로접근하는 항로를 따라 동남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초 알려진대로 항공기가 갑자기 우박을 만나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니라사고가 발생하기 한 두 시간 전부터 사고 지점 상공에 대형 비구름이 형성돼 있어해당 지역을 지나는 항공기들은 비구름의 존재를 충분히 알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사고를 당한 아시아나항공 OZ8942편보다 각각 3-4분 앞과 4분 뒤 해당지역 상공을 지나간 대한항공 KE1130편과 KE1248편 등 다른 항공기들이 비구름을 돌아가는 '회피비행'을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서울접근관제소 관계자는 "아시아나 항공기가 사고가 나기 전 여러 편의 항공기들이 비구름을 피해 돌아가는 회피비행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비행 전 충분히 비구름의 존재를 알 수 있었고 다른 비행기들이 비구름을 돌아가 사고를 피할 수 있었는데 유독 OZ8942편만 집중적인 우박을 맞았다는점에서 관계자들이 당시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건교부 항공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블랙박스 분석과 당시 다른 비행기들의 조치 상황, 사고 상공의 시간대별 인공위성 사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과실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측은 "자체 조사 결과 사고를 당한 OZ8942편도 비구름의존재를 인식하고 관제소와 교신하며 회피비행을 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다 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건교부 조사도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연 사고기도 회피비행을 했다고 하더라도 충분한 여유를 두고 비구름을 피해 지나갔는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아 건교부가 어떤 조사 결과를 내놓을 지 주목된다. 물론 변화무쌍한 고층 기상 특성상 멀리 떨어진 비구름 속에 있던 우박이 강풍에 날려 항공기를 덮치는 말그대로의 '천재지변'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당시 사고 비행기를 조정한 이창호 기장은 "당시 규정대로 기상레이더를 주시하며 회피비행을 했지만 구름 옆을 완전히 지나간 순간 갑자기 우박이 떨어졌다"며 "나도 잘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지만, 광풍에 의해 날려온 우박을 맞았다고 추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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