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세지향적·이혼 여성 등 헌재 재판관으로 부적절"
황치연 헌법연구관, 7가지 유형 제시 '눈길'
임석훈
기자 shim@sed.co.kr
오는 8월 이후 5명의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교체될 예정인 가운데 현직 헌법연구관이 재판관으로서 부적절한 7가지 유형의 성품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황치연 헌재 헌법연구관은 27일 한 언론에 보낸 기고문에서 "(앞으로) 임명될 재판관들은 인품과 사명의식을 갖춰야 한다"며 부적격 유형을 들었다. 그가 꼽은 첫째 유형은 이른바 법원 내부에서 속칭 '벙커'로 불리는 실력주의자. 실력숭상주의를 내세우며 출세지향적 경력을 가진 후보자는 배제돼야 한다는 것. 황 연구관은 "사법시험은 실력으로 합격할 수 있어도 헌법 재판은 실력으로 하는 게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가부장적 사고에 몰입돼 있거나, 남편과 사별해 홀로된 여성이나 이혼한 여성에 극심한 편견이 있고 ▦장애인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으면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특정 고교ㆍ대학 우월주의에 빠져 있고 ▦특정 지역 출신에 대한 병적인 편견을 가진 후보자도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연구관은 이어 대통령과 연줄을 강조한 사람, 법조 중심주의에 빠져 교수 등 다른 전문직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인식을 가져 사물을 보는 균형된 시각을 상실한 후보자도 자격이 없다고 역설했다.
시인으로 등단하기도 한 황 연구관은 "헌재 재판관 임명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헌법학자로서 적어도 이러한 점들만은 구체적으로 여과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고심 끝에 글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6/27 1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