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자동차산업 중심 외국업체·남부로 이전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 스리'와 '모타운(Motown, 자동차의 도시라는 뜻)'이라는 별명의 디트로이트는 지난 100년간 미국 자동차산업과 동의어였다. 그러나 '빅 스리'의 쇠퇴와 도요타, 혼다, 현대 등 외국 업체들의 미국 진출 가속화가 맞물려 미국 자동차산업의 무게 중심은 외국업체 및 남부 지역으로 급속히이전해가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가운데 약 4분의 1은 외국 업체의 현지 공장에서 나온다. 외국 업체의 현지 공장이 채용하고 있는 인력은 모두 6만명. 아직은 25만명의 인력을 거느리고 있는 디트로이트의 '빅 스리'에 견주기는 어렵지만 외국 업체들의 미국 현지 생산능력은 날로 확충되고 있다. 반면 이미 북미지역에서 2만5천명의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밝힌 GM을 비롯해 미국 업체들은 갈수록 왜소해져 간다. 외국 자동차업체들의 미국 진출은 1970년대 통상압력을 회피 대책을 모색하던일본 업체들에 의해 시작됐다. 당시에는 오하이오나 켄터키 등 중서부가 대상 지역이었지만 이제는 '딥 사우스'라고 불리는 멕시코만 인접 남부지역이 외국 자동차업체들의 공장을 가장 많이 유치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가장 낙후된 지역이었던 '딥 사우스'의 주정부들은 고용효과와 전후방 파급효과가 큰 자동차공장을 유치하는 것이 지역경제 회생의 첩경이라고 보고 온갖 특혜제공을 마다하지 않았다. 앨라배마주의 경우 1993년 독일의 벤츠자동차 공장을 유치하면서 조세감면과 토지제공 등 모두 2억5천800만달러의 헤택을 부여했다. 앨라배마는 그후 현대와 혼다 등에도 수억달러의 지원을 제공했다. 무엇보다도외국 자동차업체들은 노조가입을 의무화하지 않는 주정부의 노동정책을 마음에 들어한다. 이밖에도 미시시피와 테네시, 사우스캐롤라이나 남부지역의 주들도 각종 유인책을 앞세워 외국 자동차공장을 유치하고 있다. 주정부뿐만 아니라 근로자들도 '빅 스리'보다 더 많은 임금을 지급하고 일자리도 안정된 외국 업체에 취직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도요타의 경우 미국 현지공장에서 급료와 간접경비 등으로 들어가는 인건비는 모두 합해 시간당 48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나 '빅 스리'는 과도한 의료보험료 부담 등으로 인해 시간당 인건비가 55달러나 된다. 반면에 도요타의 공장 가동률이 107%로, 'GM'의 가동률 75%를 훨씬 앞서고 있다. 도요타가 GM에 비해 투입은 적지만 산출은 많아 훨씬 효율적이라는 이야기다. 당연히 미국 업체들은 공장폐쇄나 인력감축 등을 통해 살아남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외국 업체들은 미국 현지공장을 신설하거나 기존 공장의 인력과 생산능력을 더욱 확대하는 공세적 전략을 펴고 있다. 도요타의 경우 4억5천만달러를 들여 앨라배마주 헌츠빌의 엔진공장을 증설하고 텍사스주 샌 앤토니오에 10억달러짜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아칸소주 등 다른 곳에서도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빅 스리'의 부진 속에 미국 내 사업을 눈에 띄게 확장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탓인지 도요타 일본 본사의 경영진은 GM과 포드에 '한숨 돌릴 틈을 주기 위해' 미국내 판매가를 인상하고 확장 속도를 늦출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도요타 현지법인의 한 임원은 "어느 누구로부터도 '속도를 늦추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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