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간부의 성폭행 미수 사건과 관련, 피해자 측이 해당 간부를 검찰에 고소하고 이 사건과 관련된 민주노총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특히 민주노총이 사건 발생 직후 피해자에게 압박을 가하며 조직적으로 사건을 덮으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이를 둘러싼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피해 여성 조합원의 대리인인 김종웅 변호사와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5일 오후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노총이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성폭력 2차 피해를 가하고 있다”며 “성폭력 가해자인 민주노총 간부 K씨를 검찰에 형사고소하는 한편 검찰에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노총이 자체 진상조사활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피해자에 관한 민감한 개인정보가 담긴 진상 보고서를 여과 없이 임원회의에 제출하는 반인권적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사건 발생 이후 민주노총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이 알려지면 조직이 심각한 상처를 받는다’며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등 전형적인 2차 가해를 했다”면서 “이번 사건의 발생과 처리과정을 지켜보면서 민주노총 지도부가 최소한의 양식도 없고 민주노조운동을 진행할 도덕적 근거마저 완전히 상실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피해자 대리인 측은 6일 K씨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할 예정이며 민주노총 간부들에 대한 수사의뢰는 법률적인 검토를 거친 뒤 추후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산하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K씨는 지난해 12월 이석행 위원장의 수배 은신처를 제공한 여성 조합원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뒤 사건이 알려지면서 자진 사퇴했으며 민노총은 해임 조치와 함께 해당 사업장에 제명을 권고했다.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향후 성평등 교육 횟수를 늘리는 등 재발방지 대책을 강화하겠다”면서 “개인의 잘못인 만큼 이번 일로 지도부가 사퇴할 이유는 없다”며 일각에서 제기한 지도부 총사퇴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