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단축" 소비자 취향변화… 최고30% 매장규모 축소바람'작은 매장이 아름답다.'
미국 할인매장의 새로운 모토다. 2000년대 들어 소비자의 취향 변화를 감지한 할인매장들이 매장의 크기를 줄여가고 있다.
미국의 보스턴글로브지는 '클수록 좋다'는 전략으로 대규모 매장을 미국 곳곳에 설립, 중소 소매업자를 시장에서 몰아내는데 앞장서 왔던 사무용품 할인매장 스테이플스, 가정용품 할인매장 홈데포 등이 매장의 크기를 15%에서 30%까지 줄여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할인매장의 새로운 경향은 여유시간이 점점 줄어가는 소비자들이 큰 매장에서 원하는 물건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싶어하지 않는데 따른 것이다.
또한 매장 규모 축소를 통한 비용절감 효과도 있다. 매장의 임대료와 유지비가 낮아질 뿐만 아니라 인건비도 줄어들게 된다.
수 만 가지의 제품이 진열되어 있는 대형 매장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 직원의 도움을 청하는 경우가 잦아진다. 반면 소형매장에서는 고객이 직원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빈도가 줄어들게 돼 인건비 절감의 효과도 생긴다.
홈데포의 대변인 존 심리는 "매장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은 매장 관리가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홈데포는 매장의 크기를 줄이는 대신 각 매장의 상품 구성을 지역 특성에 맞게 고쳐가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가령 유태인이 많이 사는 뉴욕 주의 브루크라인 시에는 벽돌로 지어진 집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나무로 지어진 집에 쓰이는 외부용 페인트를 매장에 진열하지 않는다.
홈데포의 또 다른 전략은 마진율이 낮거나 잘 팔리지 않는 제품을 과감하게 매장에서 없애 버리는 것. 이에 따라 브리트니 스페어 배낭이나 채소 모양 연필 등 '모양은 나지만 돈은 안 되는 제품'은 홈데포의 매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이 같은 전략에 따라 홈데포의 매장 크기는 종전의 4,500평 수준에서 3,200평 수준으로 줄어 들었지만 최근 회계연도의 매출액은 536억 달러로 전년보다 79억 달러나 증가했다.
매장의 크기가 줄어들며 매장의 진열대 배치 양식도 변하고 있다. 새로운 매장에서는 이전의 체크무늬 배치 양식에서 벗어나 타원형 배치 양식이 시도되고 있다.
고객이 타원형으로 배치된 통로를 걷게 되면 원하는 물건을 찾는데 시간이 덜 걸릴 뿐만 아니라 짧은 시간에 많은 물품을 구경하게 돼 충동 구매의 가능성이 그 만큼 높아지게 된다.
"물건을 보면 사고 싶은 마음이 생기니까요"라고 스테이플스의 부사장 마크 베이컨은 타원형 매장의 이점을 설명한다.
김대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