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11월 24일] 유한한 지구와 녹색성장

극지방의 얼음이 녹고 기상이변이 자주 발생하는 원인이 사람에게서 비롯됐다는 것과 언젠가는 에너지와 자원이 고갈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사람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결국은 유한한 공간임을 새삼 깨닫게 됐다. 그리고 지구가 무한하지 않다는 사실은 이제 전인류에게 ‘현실적인 두려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구 환경위기시계는 지난 1992년 조사된 이래 가장 위험한 수준인 9시33분이라고 한다. 12시가 인류 멸망의 시각으로 볼 때 2시간27분의 시간이 남아 있는 셈이다. 기후변화, 에너지 및 자원부족의 문제는 바로 세계가 직면한 가장 ‘현실적인 두려움’이다. 이러한 두려움이 결국 환경을 등한시했던 기존 경제성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도록 요구하고 있다. 지난날 환경은 경제발전과 대립하는 개념으로 인식돼 성장과 발전의 부수적 비용(cost)으로 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의 전제조건이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 분야로 그 위상이 변화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정부정책 방향을 보더라도 환경과 경제가 어우러진 이른바 ‘저탄소 녹색성장’이 국가 간, 지역 간 경쟁의 핵심요소로 급부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계 10위의 에너지 소비국이면서 에너지 소비의 83%를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경제활동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전반에 걸친 녹색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거에는 돈을 벌기 위해 환경을 무시했다면 이제부터는 돈을 벌기 위해서 환경을 지켜야 한다. 물론 온실가스 저감, 에너지 효율화 및 친환경 인증 등이 당장에는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오히려 새롭게 떠오르는 그린오션(green ocean) 분야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른바 녹색기술,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 친환경 산업에 과감한 투자와 관심을 기울인다면 환경과 관련된 전지구적인 변화에서 우리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바뤼흐 스피노자는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와 자원고갈 문제에 비춰보면 사과나무는 유한한 지구 위에서도 인류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상징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이러한 희망을 실현하는 가치로서 ‘녹색성장’이 앞으로 경제발전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성장패러다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