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대학 구조개혁에 관심을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2004년 12월 대학입학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인 대학교육의 질, 고등교육의 시장개방 등 위기에 처한 우리 대학교육을 살리기 위해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학구조개혁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대학 구조개혁과 관련한 내용이 연일 신문지상을 장식했으나 최근에는 지난 이야기가 돼버린 듯한 느낌마저 들 정도로 관련기사를 찾아보기 어렵다. 대학들 또한 학생 수 감축, 대학 통폐합 등 구조개혁방안 마련에 힘을 쏟고 있으나 일부 대학의 통합 등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성과가 없는 실정이다. 고등학교 졸업생이면 거의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고등교육 대중화 시대에 접어든 우리 고등교육이 국제경쟁력을 가지려면 중국과 일본의 고등교육 개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전국의 200여개 4년제 대학교 중 약 5%에 달하는 10여개 대학을 세계적인 연구중심 대학으로 육성하는 계획이 필요하다. 이들 연구중심 대학을 전국 권역별로 선정해 육성할 경우 우수인재가 지역소재 대학에 진학하도록 유도, 지역간 균형있는 대학발전을 도모할 수 있고 부수적으로 대학입시 과열현상을 완화해 국민들의 사교육비 부담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갈수록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등 위기에 직면한 대학의 경우 대학간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학과설치 등에서 대학간 중복성을 제거해 대학을 특성화하고 교육여건 개선 등을 통해 대학교육의 질적 수준을 제고해야 갈수록 치열해질 대학간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각 대학의 구조조정 노력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교육부가 대학 학령인구 감소, 중장기 인력수급 등을 감안한 우리나라의 적절한 고등교육기관 규모, 지역별 대학 수 및 학령인구 수와 지역간 학생 이동 등을 감안한 지역별 적정 고등교육기관 수 등에 대한 중장기 전망을 담은 고등교육 발전 비전을 대학에 제시해야 한다. 이와 함께 각 대학이 구조개혁에 참고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학 구조개혁 모델을 개발해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국의 주요 대학 한곳의 연간 예산규모와 비슷한 수준에 지나지 않는 정부의 영세한 고등교육지원 예산 규모로는 우리 대학교육의 경쟁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대학의 구조조정 노력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교육여건 개선 노력을 지원해 우리 대학교육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0.43% 수준의 고등교육예산 규모를 OECD 평균수준인 1% 수준으로 확충해야 한다. 획일적인 규제 아래서는 대학간 경쟁을 통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리고 향후 예상되는 고등교육시장 개방에 앞서 국내 대학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운영 측면에서 실질적이고 획기적인 대학 자율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안된다. 급격한 대학 도산이 대학사회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대학간 충분하고 긴밀한 협의가 없는 일방적인 구조개혁 발표는 오히려 대학 구조개혁을 어렵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일정한 유예기간을 줘 대학들 스스로 생존을 위한 발전전략을 수립하도록 하고 기간이 경과해도 구조개혁 노력을 하지 않는 대학의 경우 시장에서 자연 도태되도록 하는 등 대학 구조개혁의 연착륙 방안에 대해서도 정책 수립과 추진단계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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