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뉴스 포커스] 고임금·저효율이 경쟁력 좀먹는다

생산성과 따로 노는 한국 임금<br>생산성 美의 57% 불구 GDP대비 임금은 3배<br> 성과주의 임금 도입등 구조개선 목소리 높아


자동차 제조업체인 A사 미국 사업장의 지난 2008년 대당 조립시간은 20.6시간으로 국내 사업장의 33.6시간보다 훨씬 짧았다. 생산성도 한국 사업장이 미국 사업장의 61%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런데도 평균 임금은 한국 사업장이 6,713만원으로 미국 사업장(6,122만원) 보다 약 600만원 더 많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평균 임금을 따져보면 한국의 고임금ㆍ저효율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국내 사업장 임금 수준은 3.18로 미국 사업장(0.97)의 3배 이상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제조업체 B사의 한국 사업장 생산성은 중국 사업장의 1.5배지만 임금은 9.2배다. 다른 C사는 중국 사업장의 생산성이 더 높은 반면 임금은 국내 사업장이 10.6배나 많다. 우리나라의 고임금 수준이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를 고착시켜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는 현상이 개선되기는커녕 더욱 악화되고 있다. 생산성에 부합하는 임금체계를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고임금-저생산성 구조 실태와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부가가치 노동생산성은 일본의 80%, 미국의 57% 수준에 불과하지만 생산성 대비 임금 수준은 주요7개국(G7) 평균의 1.6배였다. 또 2008년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중 22위인 반면 GDP 대비 임금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분석됐다. 낮은 생산성에 비해 기본급과 상여금, 4대 보험 성격의 지출까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총 비용인 '보상비용'의 증가율은 1996∼2007년 연평균 7.9%로 11년간 2.3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미국의 연평균 증가율은 3.0%, 일본은 0.7%, OECD 전체 평균은 4.1%였다. 아울러 2009년 매출액 상위 50대 기업 직원의 평균 임금은 지난 10년간 2배로 올라 같은 기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35.9%)에 비해 2.8배나 높았다. 이 같은 한국의 고임금-저효율의 주된 이유로 전경련은 노사 간 힘의 논리로 정해지는 임금결정 과정을 지목했다. 고용이 전경련 노사정책팀장은 "개별기업의 경영성과나 생산성을 고려하지 않은 상급단체의 일방적인 지침에 따라 노조가 무리한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해 과격한 투쟁이나 파업을 벌인 결과"라고 분석했다. 경직적인 임금체계도 고임금을 형성하는 주원인으로 파악됐다. 또 근속기간에 따라 임금이 많아지는 연공급 성격의 임금체계가 생산성과 무관한 경직적 고임금 구조를 형성하는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연공급·고정급 형태의 임금체계에서 벗어나 목표달성과 연계된 상여금 비중을 높이는 방식 등으로 성과주의 임금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전경련은 주장했다. 이와 함께 최장 2년으로 제한된 노조법상 단체교섭 유효기간을 유연하게 개선하고 높은 사교육비, 내집 마련 부담 등 사회구조적 문제를 해결한다면 생산성과 맞지 않는 고임금을 상당 부분 안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