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李부총리 "요즘 골프가 안되네"

"요즘 골프가 잘 안되는데 나도 그 이유를 모르겠어" 지난 13일 서울 시내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재경부와 출입기자단 합동세미나에서 이헌재 부총리는 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경제정책의 무게중심 이동론, 이념논쟁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언급을 피하면서도 스치듯 지나가는 발언으로 심경을 대신했다. '골프광'으로 불러도 어색하지않을 정도로 평소 골프를 즐기는 이 부총리는 "요즘 골프가 잘 안되는데 나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화두를 던졌다. 틈 날때마다 필드에 나가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성적'이 영 좋지않다는 것이다. 이 부총리는 평소 금융계나 재계, 학계, 정계 등 사람들을 가리지않고 만나면서 정책 아이디어를 얻고 협조를 당부하는 등 정책 '비즈니스'에 열심히 임하고 있다. 그런 그가 골프가 잘 안된다고 '고민'하는 것은 회갑을 넘긴 나이나 최근의 더위 탓도 있겠지만 운동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주변 인사들의 전언이다. 이 부총리의 한 측근은 "지난 2월 취임이후 6개월동안 경제를 살리기 위해 숨가쁘게 정책을 쏟아내며 의욕적으로 뛰었지만 정책 추진이 속도를 내지못하고 안팎 악재로 경기가 살아나지않는데 대해 걱정을 많이하고 있다"면서 "이 부총리가 처한 주변여건을 보면 골프가 왜 안되는지 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최근 언론이 '대통령의 신임이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에서 이 부총리에게로 넘어갔다'는 무게중심 이동론이나 정책 갈등을 부각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부담스러워 했다. 이 부총리는 "언론에서 자꾸 누가 힘을 받았다느니, 힘이 어디서 어디로 옮겨갔다느니 하는데 도대체 누가 그런말을 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경제정책에 관한한 조정권이 경제부총리에게 있는 만큼 부동산 문제든 세금에 관한 것이든 거시경제를 관할하는 재경부가 조율하는 것이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인데 이를 두고 누가 힘을 받았느니 힘이 빠졌느니 하는투로 접근하는 것은 너무 피상적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 부총리의 다른 측근은 "경제 정책의 주도권을 경제부총리에게 몰아주는 것은위기 국면에서 당연한 선택이지만 상황에 따라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면서 "언론의보도대로 지금까지 경제정책의 주도권을 청와대가 갖고 있다가 경기가 자꾸 가라앉자 무게중심을 이 부총리에게 이동했다면 이는 '힘을 실어줬다'기 보다 '책임을 전가했다'는 해석도 가능한만큼 일방적으로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언론이 자주 이정우 위원장과 자신을 대비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 부총리는 "이간질을 하지 말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 부총리는 "이정우 위원장은 진솔한 사람"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여러 사람이 똑같은 얘기를 해도 용어선택이나 악센트, 문장구성에 따라 의미가 달리 해석될 수 있고 사람마다 철학이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면서 "두 사람의 경제상황 해석이나 정책 판단 중 열에 여덟 아홉이 비슷하고 한 둘이 다를때 이를 '갈등'이나 '대립'으로만 몰아가는 것이 타당하냐는 것이 이 부총리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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