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운 고조로 치솟고 있는 금값이 이번 주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이번 주로 예정된 유엔 무기사찰단의 보고서 제출과 관계없이 이라크 공격 감행 의사를 잇따라 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쟁에 대한 불안으로 금융시장을 빠져 나온 국제 투자 자금들이 금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실제 지난 23일 금 선물은 장 중 한 때 367.80달러를 기록, 6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31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회담을 갖고 이라크 공격 시점을 잡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값 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로 인해 당분간 금값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시각이다.
국제 유가는 이라크 전운 고조에도 불구, 베네수엘라 사태가 해결될 조짐을 보이면서 다소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3일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3월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전날보다 60센트(1.8%) 하락한 배럴 당 32.2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7일 이후 2주만에 최대 낙폭이다. 북해산 브렌트유 3월 인도분은 런던 국제석유시장에서 62센트(2%) 떨어진 29.72달러에 거래됐다.
베네수엘라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롤레오스 드 베네수엘라의 알리 로드리게스 사장은 시간제 노동자의 75%가 일터로 복귀했으며, 관리직 직원도 절반 이상이 직장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석유시장 주변에선 53일째 계속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파업 사태가 해결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초 파업 사태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유가는 18% 급등했다.
한편 미 에너지부는 지난 17일까지 한 주간 원유재고가 전주보다 150만 배럴(0.6%) 늘어난 2억7,380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유가 하락을 위해 증산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힌 상태여서 전쟁 위협에도 불구, 유가는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