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우체국, 신용카드 사업 진출한다

우정사업본부 "금융 사각지대 해소위해 꼭 필요"<br>기존카드업체 "시장 이미 포화상태… 중복투자"<br>펀드판매 "요건 갖췄다" VS "불완전판매 우려"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는 도서산간 지역의 소외된 국민들에게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우체국이 신용카드 사업도 하고 펀드 판매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농어촌 등 금융 사각지대에 있는 고객들에게 신용카드와 펀드판매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간 업체에서는 강하게 반발한다. 신용카드 시장은 이미 포화된 상태에서 산간벽지까지도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고 펀드판매는 불완전판매의 가능성이 높아 고객들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정사업본부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체국이 카드사업만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며 "펀드 불완전판매는 우체국이 더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발생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반박한다. 우정사업본부는 당장 카드사업에 진출할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타당성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고 정부의 인허가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오는 2020년까지의 중장기 비전에 포함시켜 놓고 시간을 두고 추진해나가겠다는 설명이다. ◇금융 사각지대 해소 VS 이미 포화된 시장=우정사업본부는 농어촌 지역에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려면 카드사업 진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은행ㆍ보험 상품을 파는데 카드상품이 없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 현재 삼성ㆍ신한ㆍ롯데 등 카드사와 제휴해 회원 가입을 연결시켜주고 있지만 고객들이 받는 서비스가 충분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반면 기존 카드사들은 시장이 이미 포화된 상태로 농어촌 지역도 충분히 서비스를 받고 있다고 반박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우체국이 카드 혜택을 못 받는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카드사업을 하겠다면 명분이 될 수 있다"며 "그러나 농어민들도 이미 카드를 쓰고 있는데 뒤늦게 끼어들어 중복투자ㆍ과당경쟁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카드사태 이후 정부가 신규 허가를 내주지 않은 만큼 우체국도 카드업 라이선스를 매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펀드 판매 준비 완료 VS 불완전판매 우려=우체국은 감독당국이 요구하는 펀드판매 자격 요건을 모두 갖췄다고 말한다. 지난 1년 동안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리허설까지 마쳤다. 또 220개 총괄우체국에 2명 이상의 펀드 판매사를 둘 수 있는 인력을 갖췄고 교육과 상품선택까지 끝냈다. 언제든지 펀드를 팔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체국의 불완전판매에 따른 분쟁 가능성을 우려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펀드판매는 자격증을 따고 교육을 시켜도 실적경쟁에 내몰리다 보면 완전판매를 하기가 쉽지 않다"며 "분쟁으로 고객이 국가기관을 상대로 법적소송을 하는 불상사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정사업본부는 불완전판매에 대해 철저한 대비했다고 강조한다. 서홍석 예금사업단장은 "불완전판매의 문제점은 충분히 알고 있고 더 많이 신경 쓰고 있다"며 "판매상품에 대한 선택에서 판매 후 관리까지 다양한 방지책을 마련해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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