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치러둘 수순 하나

제8보(101~130)


흑이 1로 살자 백도 2로 젖혀 우상귀의 백을 안정시켰다. 백2를 게을리하면 흑이 먼저 4의 자리에 젖혀 백대마 전체가 위험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백2는 지극히 당연해 보였는데 고마쓰 히데키 9단은 백2가 패착이라고 지적했다. 당연한 수지만 그 이전에 치러둘 수순이 있었다는 설명이었다. 그가 제시한 것은 참고도1의 백1이었다. “이 타이밍을 놓친 것은 치명적이었다. 여기서 3집 정도의 차이가 났는데 이 바둑의 결과가 2집반이었으니 얼마나 결정적인 실착인가.”(고마쓰) 흑은 2로 받고 백3이면 일단 4로 받아두지 않을 수 없다. 여기까지를 치러놓고 비로소 백5에 젖히는 것이 올바른 길이었으며 이 코스를 밟았더라면 백이 유망한 바둑이었던 것이다. 수순(참고도1에서) 흑4로 A에 나오는 것은 흑B로 활용당하여 왼쪽 흑대마가 위험해진다. 다카오 9단은 얼른 흑5를 두어 왼쪽 흑대마의 안전을 도모했다. 계속해서 흑7로 보강하여 후환을 완전히 없애 버렸다. 뒤늦게 백이 8로 젖혔으나 이때는 이미 늦었다. 백10으로 참고도2의 1에 몰면 흑은 2로 나온다. 백A면 흑B, 백C면 흑D로 받아 왼쪽 대마의 안위에는 아무 영향이 없다. 흑13은 조금도 끝내기의 손해를 입지 않겠다는 강인한 수. 흑17도 마찬가지. 흑29는 확신의 한 수. 아직 우상귀 백대마가 미생이므로 백이 섣불리 저항할 수 없다고 다카오는 굳게 믿고 있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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