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권사, ELW시장 선점 준비 '비지땀'

주식워런트증권(ELW)시장 개장일이 오는 12월1일로 확정되면서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ELW 상품 특성상 시황 예측력, 리스크 헷징(위험 분산) 등 개별 증권사의 운영능력에 따라 수익의 큰 편차가 예상되는 만큼 증권사들은 특별준비팀을 가동하는 등총력전에 돌입한 상태다. 증권업계는 일단 초기 ELW 시장에서 주로 소수 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순한 형태의 콜옵션 ELW 상품이 주류를 이루고 원활한 '유동성 공급자(LP; Liquidity Provider)' 역할 수행이 상품 성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와 함께 ELW 설계와 판매 측면에서 경험이 풍부한 홍콩, 유럽 지역 증권사들과의 제휴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 증권사 속속 TFT 구성, 해외 현장 견학 = 26일 증권선물거래소와 증권업계에따르면 오는 12월 당장 ELW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증권사는 현재 장외파생상품취급허가를 보유한 삼성.대우.우리투자.한국투자.하나.굿모닝신한.현대.대신.신영증권등 9곳이다. 한국증권은 이날 상근 3명, 비상근 10명으로 'ELW 태스크포스팀(TFT)'을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상품 발행 준비에 착수했다. 지난달과 이달 사이 이미 TFT를 가동한현대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 등은 시장수요 조사와 전산시스템 준비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신영증권, 대신증권 등은 특별 조직을 따로 두지 않고파생상품, 리서치, 시스템 등 관련 부문 인력이 상시 협력 체제를 이뤄 ELW 발행을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들 9개 증권사와 증권선물거래소의 ELW 업무 관계자 25명은 오는 30일까지 홍콩과 싱가포르 등 선진 ELW 시장을 둘러보고 맥쿼리.도이체.메릴린치.CSFB 등 해외 유수 증권사와 투자은행을 방문하기 위해 이날 출국했다. ◆ 초기시장은 블루칩 대상 콜옵션 상품 주류될 듯 = ELW는 원칙적으로 발행자(증권사)가 발행가, 발행총액(규모), 기초자산, 만기, 콜.풋옵션 종류 등을 모두 결정할 수 있는 만큼 매우 다양한 구조의 상품이 출시될 수 있다. 그러나 생소한 ELW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거래소와 증권사가 시장 개설에 앞서 상품의 많은 부분을 표준화한 만큼 초기 시장에는시가총액 10위권 이내의 대형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단순한 형태의 콜옵션(기초자산 상승시 수익이 나는 옵션) 상품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만기도 비교적 짧은 3~6개월 형태가 다수일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 황성문 차장은 "초기에는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대형주 몇개를대상으로 한 만기 3개월 정도의 콜옵션 ELW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도 KOSPI200 지수나 삼성전자 등 블루칩을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만기 6개월~1년 사이 콜옵션 상품을 준비하고 있으며 대신증권 역시 대형주 대상의 콜옵션상품을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초기시장 LP 역할이 상품 성패 가른다" = 증권사는 ELW 발행을 통해 ELW 자체 프리미엄, 유동성 공급 과정에서의 스프레드(호가간격) 차익, 거래 수수료 등의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주가 예측이 빗나가거나 운영과정에서 위험 분산에 실패할 경우 오히려증권사가 특정 ELW 상품 발행으로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김인수 유가증권시장본부 상장제도총괄팀장은 "ELW는 그 어떤 상품보다도 위험관리, 적절한 발행가 산정 등과 관련된 증권사의 능력에 성과가 크게 좌우되는 상품"이라며 "역사가 오래된 홍콩 ELW시장에서도 증권사들이 손해를 보는 경우가 적지않다"고 지적했다. ELW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각 증권사 관계자들은 '유동성 공급' 과정에서 증권사간, 상품간 우열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장요건상, 한 ELW가 상장되려면 1개 이상의 거래소 회원 증권사가 반드시 '유동성 공급자(LP)'로 지정돼 발행 이후 폐지 때까지 유동성 공급을 책임져야 한다. ELW 상품이 발행된 뒤 매도.매수 호가가 계속 이어지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이환금성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발행증권사 등이 최소 수량 이상의 매도.매수 호가를 항상 내주도록 규정한 것이다. 대신증권 장외파생상품팀 김두환 차장은 "초기 ELW 상품구조는 단순한 형태로증권사별 차이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때문에 어느 유동성 공급자가 호가 간격을더 좁게 유지할 수 있느냐가 상품 선호도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 입장에서는 호가 간격이 되도록 작은 ELW상품이 매매가 수월해 환금성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LP로서 호가를 내놓는 증권사 입장에선 호가 간격이 좁을수록실제로 자신들이 물량을 떠안게 될 위험이 커지는 셈이다. 따라서 운영 능력과 위험 분산에 자신이 없는 증권사는 쉽게 좁은 간격으로 호가를 부르기가 어렵고, 여기서 증권사 간 실력이 드러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기초자산, 옵션종류 등이 같은 ELW라도 해당 기초자산 대상의 기존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을 많이 보유한 증권사가 ELW-ELS 연계를 통한 위험분산의 수월성 때문에 ELW 발행가격을 보다 낮출 수 있어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외국사와 활발한 제휴 모색 =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유럽, 홍콩 시장 등에서의 ELW 운영 경험이 풍부한 외국증권사들과의 제휴 형태로 초기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출시되는 상당수 ELS의 경우처럼 외국사가 설계한 ELW를 그대로 들여와 국내 증권사는 판매 대행 수수료 정도만 챙기는 사례도 초기에는 적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굿모닝신한증권 프로덕트센터의 한정덕 부장은 "ELW와 관련해 국내 증권사의 경험이 부족한 것이 사실인 만큼 대부분의 증권사가 해외 증권사와의 제휴를 통해 ELW판매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CSFB가 유럽지역 워런트 시장에서 절대 강자인데다 현재 국내 거래소 회원으로 등록돼 있어 LP역할에도 문제가 없는 만큼 가장 유력한 파트너로 거론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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