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급변하는 펀드시장] <3·끝> 신개념 펀드 봇물

실물·퓨전형등 잇단 출시<BR>개인들 투자의식 변화따라 시장 크게성장<BR>선박·기숙사·SOC펀드등 줄줄이 선보여<BR>금·환율등 지수연계·파생상품펀드도 인기


적립식 펀드 열풍과 함께 실물투자형 펀드와 퓨전형 펀드 등 새로운 개념의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선박펀드와 경매펀드 판매과정에서 입도선매식 경쟁이 벌어진 데 이어 올들어 기숙사펀드에 이어 제2의 선박펀드 판매가 줄줄이 대기 중이며 자원개발펀드부터 사회간접자본(SOC)투자펀드 등도 조만간 시장에 선을 보일 전망이다. 저금리로 인해 400조원에 이르는 시중 부동자금은 단 1%포인트라도 더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상품이라면 실물형 펀드부터 퓨전형 펀드까지 가리지 않고 투자에 나서는 추세다. 신개념펀드가 등장할 수 있는 환경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시행 이후 신개념펀드 판매액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박남규 금융감독원 자산운용분석팀장은 “펀드상품의 인기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실물펀드와 파생상품펀드 등 신개념펀드가 주목을 받고 있으며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 급증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신개념펀드의 판매규모는 지난해 9월 4조4,000억원에서 지난 2월 말에는 10조9,000억원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 장근난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국내 가계의 금융자산 대비 펀드투자 비중은 5.7%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8.3%(2002년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새로운 개념의 펀드들이 개인들의 투자의식을 변화시키면서 펀드시장이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이 펀드 개발에 독보적 행보를 걷고 있다. 산업은행은 최근 국내 최초로 건국대 기숙사펀드를 도입한 데 이어 국립대학 등 여러 대학의 기숙사펀드를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SOC사업을 대상으로 한 펀드 상품도 산업은행을 비롯한 국책은행에서 개발 중이다. 유가강세와 관련해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추진하고 있는 원유개발 사업에 자금을 투자하는 펀드도 준비 중이다. 김유훈 산업은행 투자업무개발실장은 “새로운 펀드를 추가로 구상하고 있다”면서 “석유개발을 비롯한 자원개발을 대상으로 한 펀드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또 1조원 이상의 SOC펀드를 금융감독원에 신청해 오는 5월에 본격적으로 출범시킬 예정이다. 99년에 국내 최초로 SOC펀드를 개발했던 산은은 수익률이 7~8%를 기록한 것을 바탕으로 신규 투자가들을 모집할 계획이다. 펀드 운용은 산은과 우리은행이 공동으로 설립한 한국인프라운용㈜에서 맡는다. 지난해 하반기 선박가격 상승과 국제 해운경기 활황을 등에 업고 등장해 인기를 끌었던 선박펀드도 다음달 중 다시 판매에 들어가 최소한 지난해 판매규모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지수연계펀드(ELF)가 다양화되고 있는 것도 특징. 지금까지 주가지수에 연동한 ELF에 판매에 주력했던 금융권은 올들어 닛케이지수부터 금지수ㆍ환율 등 각종 실물지수에 연계된 펀드를 판매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심재오 국민은행 투신상품팀장은 “은행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새로운 성격의 펀드들을 판매하는 것이 관건이 되고 있다”면서 “어린이 전용, 교직원 전용 등 다양하고 차별화된 펀드를 개발, 판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파생상품펀드가 급성장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펀드자금 중에서 10% 이상을 장외 워런트 등 파생상품에 투자함으로써 위험을 헤징하는 상품이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장외파생상품 투자가 허용된 이래 파생상품펀드 수탁액은 6조원을 넘어서면서 주식형 펀드의 65% 수준까지 급증했다. 특히 올들어 적립식 펀드 판매 호조로 주식형 펀드가 7,940억원 순증한 가운데 파생상품펀드는 이보다 5,220억원이 더 많은 1조3,160억원의 순증가를 보였다. 신한은행은 올들어 뉴욕 월가 출신의 국제금융전문가를 스카우트해 해외펀드와 파생상품을 연계한 신상품 개발에 들어가 조만간 순수 해외투자형 퓨전펀드 발매를 준비하고 있다. 개발이 완료되면 조흥은행과 연계해 퓨전펀드 판매에 총력을 기울여나갈 방침이다. 해외 글로벌 시장분석력이 뛰어난 외국계 은행들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국내 최초로 유럽 50개 대표기업으로 구성된 ‘ 다우존스 유로지수’와 연계해 최대 연 9% 수익이 가능한 ‘유럽 주가지수연동예금’, HSBC는 코스피200과 일본 닛케이225 등 세계적 주가지수에 연동한 ‘HSBC 글로벌지수 예금’을 각각 14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장재원 하나은행 재테크팀장은 “파생상품펀드는 원금이 보전되도록 상품을 설계했기 때문에 큰 위험은 없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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