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 "호황" 제조 "추락"

금융업 경상익 409%증가 제조업 순익 49%급감저금리 추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조업체들은 세계적인 경기부진에 따른 수출둔화와 정보기술(IT) 산업 침체 등으로 올 상반기 외형과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했다. 이에 따라 한동안 개선추세를 보이던 재무구조도 다시 나빠졌다. 그러나 금융회사들은 정부의 공적자금 지원과 예대마진 확대, 수수료수입 증가 등에 힘입어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16일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이 12월 말 결산 521개 상장기업와 536개 등록기업의 올 상반기(1~6월) 실적으로 집계ㆍ분석한 결과 이 기간 중 상장 제조업체들의 매출은 242조1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32조6,408억원보다 4.03% 늘었으나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16조9,04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19조4,551억원보다 13.11%나 감소했다. 그러나 각종 특별손실과 경비ㆍ세금 등을 제외한 순이익은 6조5,95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12조8,931억원보다 무려 48.85%나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이들 제조업체의 매출액 순이익률은 지난해의 5.54%에서 올해는 2.72%로 반감(半減)했다. 다시 말해 올 상반기 이들 제조업체는 1,000원어치를 팔아 겨우 27원의 이익을 낸 셈이다.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재무구조는 다시 나빠져 10대 그룹의 부채비율은 165.7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19%포인트 높아졌다. 제조업체들이 이처럼 악전고투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은행을 포함한 금융회사들은 외형은 그런 대로 평년수준을 유지했지만 수익은 엄청나게 좋아졌다. 예를 들어 매출액은 27조3,51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252,584억원보다 8.28%밖에 늘어나지 않았으나 영업이익과 경상이익은 각각 2조3,213억원과 2조7,19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49%, 409%나 늘어났다. 이에 따라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은 지난해의 1.98%에서 올해는 9.68%로 388%나 신장했다. 제조업체들이 1,000원어치를 팔아 27원을 남긴 반면 금융회사들은 96원을 남겨 제조업체의 3배가 넘는 짭짤한 수익을 올린 것이다. 한편 지난해 하반기 실적개선 기미를 보였던 코스닥 등록업체들도 올 상반기에는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했다. 매출은 20조684억원으로 10.3% 늘어났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조2,995억원과 5,928억원으로 각각 20.8%, 52.2%나 감소했다. 또 올해 적자로 전환한 기업이 17%에나 달했고 41%에 해당하는 기업이 흑자규모가 줄어드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따라 코스닥 등록업체들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의 5.5%에서 올 상반기에는 4.7%로 떨어졌다. 권홍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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