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김충식-한진해운 김찬길 사장
국내 해운업계를 양분하고 있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CEO(최고경영자)의 업무스타일이 유사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충식 현대상선 사장과 김찬길 한진해운 사장. 두 사장은 모두 꼼꼼하게 일을 챙긴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수치에 밝아 모든 업무에서 대강대강 넘어가는 법이 없다. 중요한 재무관련 보고가 올라오면 계산기를 두드려 볼 정도로 치밀하다.
두 사장의 유사성은 주요 경력을 보면 쉽게 이유를 알 수 있다. 모두 재무부문에서 일한 경험이 많아 그룹내에서 알아주는 재무통이라는 것. 수리에 민감하고 업무처리가 꼼꼼한 게 이와 무관치 않다.
김충식 사장은 현대건설과 현대중공업을 거쳐 지난 78년 현대상선으로 옮긴 후 회계ㆍ총무 등 관리부문은 물론 해운영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했다. 그러다 92년 재무ㆍ회계 등을 총괄하는 관리본부장을 맡으면서 확실한 재무통으로 자리잡았다.
IMF이후에는 재정ㆍ회계 등을 관리하는 부사장으로서 적절한 자금관리를 통한 내실다지기에 주력했다.
지난 99년 입사 20년만에 사장에 오른 후에도 철저한 시간관리와 리더십으로 현대상선의 사상 최대 흑자를 이끌었다.
5일에는 약 7개월만에 해외출장길에 올랐다. 일본 삿포르에서 열리는 전략적 제휴그룹의 사장단 회의에 참석, 세계 해운산업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이다.
김찬길 사장은 대한항공, 한진, 한진해운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후 지난해 한진해운 사장에 부임했다. 대한항공에서도 재무담당 이사로 일했다.
그가 두각을 나타낸 것은 지난 87년 한진그룹의 대한상선 인수 때 인수단의 재무담당으로 파견되면서.
부실투성이던 대한상선의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88년 한진해운과의 통합작업을 무리없이 마무리한 것.
이후 한진해운의 재무를 총괄하며 IMF이후 재무구조 개선과 내실경영을 꾀해 세계 4위권 선사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임석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