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마트 10년] 3. 도전과 응전

이마트는 지난 4일 개점 10년을 맞아 배포한 기자간담회 자료에서“현재 57개인 점포수를 2007년까지 100여 개로 확장, 시장점유율을 30%대에서 40%대로 끌어올려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겠다”고 공언했다. 이마트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중ㆍ소형 규모의 이마트 점포를 출점, 2009년까지 점포수를 120여 개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이마트의 이 같은 야심찬 계획에 토를 달 사람은 없다. 단시간 내에 이마트라는 브랜드 인지도, 상품 소싱능력 등을 따라잡을 만한 경쟁 업체가 나타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장상황을 자신이라도 하듯 지난 6월 신세계의 한 중간 간부는 “할인점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경쟁력 없는 외국 업체중 한 두 곳이 국내 시장에서 손을 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그럴 경우 이마트는 M&A에 적극 나서 업계를 평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마트의 이런 자신감에 대해 한 외국계 할인점의 임원은 “어림 없는 소리라 대꾸할 가치도 없다”며“이마트가 국내에서나 이마트지 바깥에서도 이마트인 줄 아느냐”고 투지를 불태웠다. 그는 “우리를 비롯해 국내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외국업체들은 전세계 구석구석에서 가장 저렴한 상품을 사다가 팔 수 있는 상품소싱 능력을 갖고 있다”며“자금 동원 능력으로 따져도 이마트가 우리와 비교가 되겠느냐”고 받아쳤다. 홈플러스의 중간 간부도 “이마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점포 부지를 많이 확보해놓았다는 이유로 롯데마트만이 잠재적 경쟁상대라는 소문을 흘리고 있다”며“하지만 이 같은 속내에는 우리의 상품확보 능력과 첨단 인프라를 두려워하는 심리가 짙게 깔려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로서는 롯데마트의 거세지는 도전도 간과할 수 없다. 롯데마트는 최근 이철우대표가 부임한 이래 과거에는 찾아볼 수 없던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대표가 직원들의 정신무장을 위해 육순(六旬)의 노구를 이끌고 앞장 서 해병대 극기훈련을 받은 것은 단편적인 예에 불과하다. 이대표는 최근 사석에서 “롯데마트의 목표가 1위에 오르는 것인 줄 아느냐”고 묻고“상황을 오판하지 말라. 롯데마트의 목표는 2위에 올라서는 것도 아니고 3위 자리부터 제대로 지키는 것”이라고 임직원들을 질타했다. 이마트로서는 이철우 대표의 비장한 각오와 이마트에서 잔뼈가 굵은 강성득 본부장의 노하우가 화학반응을 일으킬 경우 롯데마트의 추격도 외면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 같은 시장상황과 관련 업계의 관계자는 “지금 할인점 업계는 `4~5마리의 굶주린 맹수가 칼을 쥐고 둘러앉아 서로 어떤 놈부터 먼저 잡아 먹을까`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외국계 할인점과 롯데마트 모두 가진 것이라고는 돈 밖에 없는 업체들이라 업계를 재편하는 M&A 기회가 오더라도 이마트가 승자가 되리라는 장담은 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우현석기자 hnskw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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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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