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세밑 경기 라구요?

"내년도 어려울것" 지갑 닫아…캐럴도 안들려 '고요한 경기'<br>택시·음식점·상가등 "손님 없어도 이렇게 없나…"


세밑 경기 라구요? "내년도 어려울것" 지갑 닫아…캐럴도 안들려 '고요한 경기'택시·음식점·상가등 "손님 없어도 이렇게 없나…" 홍준석 기자 jshong@sed.co.kr 김미희기자 iciici@sed.co.kr 관련기사 • 세금에 악소리 나요 캐럴도 들리지 않는다. 종로도, 을지로도, 하물며 쇼핑 1번지인 명동도 고요하다. 애써 크리스마스를 외면하는 듯한 풍경이다. 거리도 썰렁하다. 만남의 광장인 신촌 현대백화점 부근에는 인파가 부쩍 줄었고 쇼핑몰이 몰려 있는 동대문시장이나 명동거리 역시 연말 분위기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한산하다. 세밑 경기가 한겨울 얼음장처럼 꽁꽁 얼어붙었다. 서민 체감온도의 바로미터인 택시는 물론 쇼핑몰ㆍ할인점ㆍ외식업계ㆍ상가ㆍ음식점 등에서도 세밑의 분주함을 느낄 수 없다. 특히 재래시장은 환율 하락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직격탄을 맞았고 이달 초 세일 때 반짝특수를 누린 백화점에도 다시 찬바람이 불 태세다. 일각에서는 연말연시 경기에 ‘사형선고’가 내려졌다는 얘기마저 들린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예년보다 성장세가 둔화됐고 내년 경기 역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는 점이 연말 소비 실종의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며 “특히 부동산과 연관된 가계부채로 서민들이 실질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큰 부담을 안고 있는 점도 소비위축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20일 오후1시 을지로입구역. 택시 행렬이 도로 앞을 가득 메우고 있다. 택시 운전기사인 김점용(40)씨는 “아침부터 신촌 현대백화점에서 30분, 서울역 앞에서 40분 기다려 손님 2명을 겨우 태웠다”며 “대입 원서접수 기간인데다 크리스마스가 코앞인데도 길거리에 사람이 없어 입에 풀칠하기도 빠듯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요즘은 ‘길빵(택시를 운행하며 손님을 태우는 것)’이 워낙 안 돼 ‘대기(한 곳에 정차해 손님을 태우는 것)’ 운행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손님이 없어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했다. 한류열풍 덕에 장사하는 재미가 쏠쏠했던 민속품 공예점들도 환율 하락으로 관광객이 줄면서 연말대목이 사라졌다. 남대문시장 ‘고려민예’ 점원인 이모(26)씨는 “올 초보다 일본인 관광객이 50% 이상 줄었다”며 “배용준ㆍ최지우 등의 얼굴이 새겨진 기념품이 인기 품목이었는데 요새는 관광객의 발길이 뜸해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용품을 판매하는 상점들도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아 울상이다. 남대문시장에서 크리스마스 트리 등을 팔고 있는 김익환(42)씨는 “1만원 이상 상품은 인기가 없고 가격이 저렴한 것들만 조금씩 팔리고 있다“며 “불황 탓에 집안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꾸미려는 사람들이 많이 없어진 것 같다”고 썰렁해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전했다. 인근의 대형 쇼핑몰도 사정은 비슷하다. 명동 중심가에 위치한 밀리오레 6층에서 구두가게를 운영하는 김모(31)씨는 “그나마 부츠가 하루 1~2개씩 팔리니 다행이지 추석 때보다 장사가 더 안 된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이곳 2층에서 여성복 매장을 운영하는 박모(44)씨도 “경기가 안 좋아서 그런지 손님들이 값만 물어볼 뿐 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외식업계도 경기침체로 연말모임을 간소하게 하거나 취소하는 경우가 늘면서 연말 특수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강남의 한 대형 음식점 관계자는 “대부분 간단하게 저녁만 먹는 분위기라서 객단가가 평상시보다 높지 않다”면서 “이런 추세라면 연말 매출이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송년모임 때 음주를 자제하는 분위기 탓에 주류 판매가 크게 감소해 매출부진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 할인점이나 백화점도 경기 삭풍에 잔뜩 움츠러들었다. 홈플러스 측은 “이달 들어 20일 현재 전년보다 2%가량 매출이 감소했다”며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크리스마스와 연말에는 좀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내 대형 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세일 이후 실적이 지난해보다 다소 둔화되고 있다”며 “종부세 신고기간이 겹치면서 부자 고객들의 발걸음이 주춤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입력시간 : 2006/12/2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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