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中 긴축으로 방향 튼다] 프리미엄 신제품 출시 등 현지 경쟁력 차별화에 올인

■ 국내기업 대책은<br>중산층 이상 소비자들 겨냥한 새로운 마케팅전략 속속 도입<br>공장 증설·현지업체와 제휴도


국내 산업계가 긴축에 따른 중국 시장의 변화 가능성에 주목해 대중국 시장 전략을 재점검하고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 강화, 현지업체와의 제휴확대 등 대응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각 기업들은 중국의 긴축정책이 곧바로 급격한 소비심리 악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어느 정도의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중국의 경제정책에 따라 소비심리가 크게 움직이지 않는 중산층 이상의 소비자들을 겨냥한 신제품 출시 및 프리미엄 제품 강화 등의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또 중국 현지에 새로운 공장을 세우거나 현지 업체와 제휴를 맺는 등 오히려 중국 현지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중국 시장에서 상위 브랜드로 정착한 '코리아 프리미엄'을 극대화하는 대신 비용은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급격한 소비심리 악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중국 경제전문가들을 비롯해 각 기업들은 중국 정부가 강력한 긴축정책을 쓰지는 않겠지만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부동산ㆍ주식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저강도 수준의 긴축정책 집행 가능성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급격한 긴축정책을 쓸 경우 중국 내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붕괴가 따라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가 중국 정부의 5개년 경제계획 주기 중 마지막 해인데다 내년 3월에 정권이 교체되는 전국인민대표대회를 앞두고 있는 정치적인 상황을 고려하면 국민들의 지지를 잃을 수 있는 강력한 긴축정책 집행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과열양상이 지속될 경우 중국 경제에 치명적인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어느 정도의 긴축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곽복선 KOTRA 중국사업단 부장은 "중국 경제가 과열양상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지난해 금융대출이 9조6,000위엔(한화 약 1,000조원)에 달하면서 돈이 고정자산인 공장설비, 인프라 구축, 부동산 등으로 쏠렸기 때문"이라며 "긴축정책으로 대출이 줄어들고 대출금 회수를 늘리면 결국 부동산과 주가가 영향을 받고 이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여러 정치ㆍ경제적 상황을 고려할 때 과감한 출구전략 실행이 아니라 시장에 어느 정도 경고를 보내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환우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지역연구유닛 박사 역시 "중국의 긴축정책으로 실제 영향을 받는 분야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근본적인 것을 바꾸기보다는 현지 시장을 예의주시하면서 현지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들 현지 경쟁력 강화에 올인=국내 기업들은 현지 업체와의 제휴협력이나 현지 유통망 및 마케팅을 더욱 강화해 중국 경제변화에 대응할 방침이다. 국내 기업들로서는 중국시장을 대체할 만한 성장시장을 찾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긴축정책이 급격한 소비심리 악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현지 업체와의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휴대폰ㆍ가전 등 여러 분야에서 현지업체와 협력을 강화해 안정적 판로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긴축정책에 나설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여건을 면밀히 살펴 그에 맞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시장이 위축될 경우 삼성전자가 안정적 판로 확보를 위해 현지 중국업체와 협력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LG그룹 역시 현지 업체와의 협력 강화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에 짓는 LCD공장의 경우 처음부터 현지 TV업체와 제휴를 통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LCD 패널의 안정적 판로를 확보, 수요 위축 등에 대비한다. SK그룹은 인력과 사업별 본사를 중국으로 보내는 한편 순차적으로 각 계열사별 중국 법인을 통합해 굵직한 결정도 현지에서 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출 방침이다. 이를 통해 중국에서 매년 10% 이상 매출성장을 이루고 영엽이익률 10%를 넘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은 "석유화학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중국시황이 하락세에 접어든 것은 분명하지만 지난 1월 실적을 보면 당초 예상보다는 훨씬 천천히 진행되고 있다"며 "중국은 SK그룹의 미래를 건 시장이기 때문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시장공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아 프리미엄 극대화해야=중국 경제전문가들은 약한 수준의 긴축정책이라도 정책이 집행되기 시작하면 소비심리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따라 정부의 경제정책에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중산층 이상의 고객들을 집중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한 중국 정부의 농촌 도시화 사업은 중단되지 않고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정보기술(IT), 인프라 등의 사업에는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곽 부장은 "한국 제품은 이미 중국 시장에서 중상위급 제품으로 포지셔닝이 돼 있기 때문에 고정 고객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다"며 "고정고객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 마케팅과 고품질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사상 최대 판매실적을 올린 두산인프라코어의 김동철 두산중국투자유한공사 법인장은 "중국형 제품을 개발하고 AS망을 확충하는 등 적극적인 현지화와 차별화를 통해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도 중국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개발 및 고급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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