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런던아이'는 런던서 어떤 의미?

세종로 정부청사를 방문할 때마다 청계천이 시작되는 청계광장에 들어선 다슬기 모양의 20m 높이 조형물(스프링)을 보게 되는데 이것을 보면 지난해 미술계를 중심으로 일었던 논란을 떠오른다. 당시 논란은 공공미술 설치절차와 사업주체의 사업진행방식에 관한 것이었다. 결국 이 조형물은 ‘다슬기’라는 이름도 알리지 못하고 시민들의 주목도 크게 받지 못한 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 영국 런던에 다녀온 분들을 만나 보면 빅벤(Big Ben), 국회의사당(Westminster Abbey)보다 런던아이(British Airways London Eye)에 방문했던 얘기를 더 자주 듣게 된다. 파리의 에펠탑이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와 같이 런던아이는 이제 런던을 대표하는 도시 상징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 런던아이는 템스강 남단의 주빌레공원에 세워진 직경 135m의 원형구조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전망 휠이다. 지난 2000년 개장 이래 지금까지 1,800만명 이상이 방문했고 건축과 엔지니어링·레저·관광 분야에서 50개가 넘는 상을 수상했으며 최근 유럽 25개국 700명의 여행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영국에서 ‘가장 근사한(coolest) 장소’로 선정됐다고 한다. 런던아이,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에펠탑 등 도시 랜드마크는 경제적인 효과는 물론 도시의 이미지와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국내외 많은 도시들이 앞다퉈 건립을 시도하고 있다. 스페인의 작은 도시인 빌바오시가 구겐하임미술관을 건립했던 것도 이와 유사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은 건축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의 수상자인 프랭크 게리(Frank O. Gehry)가 설계를 하고 구겐하임미술관 측의 프로그램을 도입하도록 해 97~2005년까지 1조7,0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두고 관광객 800만명을 유치한 바 있다. 그러나 랜드마크를 건립하는 데 있어 성공적인 사례가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예도 많이 있다. 전문가들은 실패한 주요 원인으로 디자인, 기술력, 시간, 비용, 행정적 지원의 부족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필자는 이보다 사회적 공감대 형성, 또는 합의 부족에 기인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21세기 세계적 모범도시 건설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행복도시 세종’에서도 도시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랜드마크의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몇몇의 계획가나 행정가의 주도가 아닌 참여형 랜드마크의 건립 모델이 될 수 있도록 국민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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