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이끄는 새 정부 첫 청와대 수석회의가 26일 오전 청와대 집현실에서 열렸다.
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이날 회의에는 문희상 비서실장, 이정우 정책실장 외에 수석 5명과 대통령 보좌관 5명, 송경희 대변인 등 모두13명이 참석했고, 이광재 국정상황실장 등이 배석했다.
회의에 앞서 노 대통령은 반기문 외교보좌관, 정찬용 인사보좌관 등이 “잘 주무셨느냐”고 묻자 “집이 엄청 크더라구요. 다리에 살이 올랐어요”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전날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데다 관저도 넓은 탓에 걷느라 다리품을 많이 팔았다는 뜻이라고 송경희 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노 대통령의 `토론공화국` 공언에 따라 국정최고기관의 핵심인사들이 참석하는 첫 수석회의에 쏠린 관심이 컸으나 노 대통령이 야니치스 유럽연합 의장국 교체 외교장관 접견 일정 때문에 10여분만에 회의장을 나와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회의에서 노 대통령은 그런 시선에 대해 답변이라도 하듯 `사정기관 속도조절론`이라는 현안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면서 청와대 의사결정 방식을 `상향식`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각 수석실내 실무급 회의→수석 및 대통령보좌관 회의→대통령 참석 수석회의등 아래로부터 순서를 밟아 올라가면서 의견을 수렴, 각종 현안과 정책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자는 뜻이라고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청와대는 수석회의의 경우 거의 매일 열되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석회의는 1주일가량 단위로 정례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다만 긴급현안에 대한 대응이 필요할 경우 수시로 회의를 개최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15개의 공식 일정을 소화한 노 대통령은 이날도 오전 8시30분 야니치스 교체외교장관을 접견하는 것을 시작으로, 30분 단위로 오후 6시께까지 15개의 접견 일정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이날 노 대통령은 나카소네, 모리 전 일본총리를 비롯해 폰 바이체커 전 독일대통령, 다우너 호주 외교장관, 스트롱 유엔 사무차장 특별자문관, 한국을 빛낸 해외동포 14명, 해외유력 금융인사 등 각국 외빈과 주요 인사들을 연쇄 면담하면서 취임축하 인사를 담은 친서 등을 전달받고 우호증진 방안 및 주요 관심사를 논의했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