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통위, 올 통화신용정책 신축운용저금리 유지속 물가보다 경기활성화에 무게
10일 발표된 한국은행의 올해 통화정책방향은 부동산등 물가에 유의하면서도 초점은 여유있는 통화운용과 저금리 기조를 지속함으로서 정부의 조기 경기회복 노력과 조화를 이루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경기의 회복지연 가능성등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신축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의 국고채, 회사채 등 장기물 금리가 상승한 것에 대해서도 이날 금통위는 "공개시장조작, 국공채 발행조절 등을 통해 적극 대처해나가겠다"는 강한 입장을 밝혔다.
◆ 물가보다는 저금리 유지에 초점= 물가에 대한 한은의 시각은 기본적으로 낙관적이다.
한은은 이날 "물가는 완만한 경기회복으로 수요압력이 크지 않은 가운데 원유등 국제원자재 가격의 안정,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 등에 힘입어 당분간 하향안정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전철환총재는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 "정부의 강력한 대응으로 (투기분위기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며 "최근 급등 분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여유있는 통화 운용, 저금리정책 지속등 경기진작쪽으로 올해 통화정책의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금통위는 "정부가 경기의 조기회복에 초점을 두고 재정정책을 운용할 예정"이라며 "금리ㆍ환율ㆍ재정정책은 조화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 관계자들도 이 같은 뜻을 숨기지 않고 있다. 한 고위관계자는 "미국의 조기 경기회복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테러전쟁의 이라크 확전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며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에 따라 간접적으로 한은이 물가보다는 경기에 무게중심을 두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총유동성(M3) 증가율 상한을 12%로 높인 것 역시 신축적인 통화관리를 하겠다는 뜻이다.
이미 지난해 5월부터 M3는 지속적으로 높아져 10월에는 12%가까이 올랐다. 그만큼 시중유동성은 충분하다는 얘기다. 지난해 10월말 기준, M3는 1005조원이다. 즉 올해 평균 10% 증가한다고 할 때 총유동성은 지난해보다 100조원 정도 늘어나는 셈이다.
◆ 시중금리 전망
전총재는 최근 국고채나 회사채 금리상승으로 벌어지고 있는 장단기 금리격차 확대에 대해 강력한 대응의 뜻을 밝혔다.
그는 "물가가 안정돼 있고 시중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경기회복 전망에 대한 대내외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장기시장금리가 크게 상승할 요인은 없다"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필요시 한은이 공개시장조작, 국고채 발행 조절에도 나설 뜻을 밝혔다.
◆ 전망
물가가 한은이 기대하고 있는 만큼 안정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조기 경기회복 기대심리, 환율상승, 주가상승, 담배등 대중성높은 상품의 가격인상, 부동산 가격상승등 물가를 위협하는 요소는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은이 이날 물가보다는 경기회복에 보다 중점을 두는 듯한 통화정책을 발표함에 따라 물가오름세 심리에 불을 붙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대두하고 있다.
전총재는 이와 관련, "경기가 호전되면서 자산가격이 오르고 이것이 다시 물가불안을 야기시키는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며 물가안정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통화당국의 한 관계자는 "선거를 앞두고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가져가는 것은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올해 우리나라는 대선등 각종 선거가 몰려있어 "선거로 해가 뜨고 선거로 해가 지는"한해이다.
안의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