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중일 바둑 영웅전] 이적수는 두지 않는다

제2보(15~24)



흑15로 4선에 받았다. 최근의 청소년 강자들은 대개 한칸 오른쪽인 3선에 받는 예가 많은데 다카오 신지가 4선에 받은 것은 이 바둑이 중앙전투에 달려 있음을 의식한 것이다. 백16 이하 20까지는 예정된 수순. 흑21의 선택이 어렵다. 참고도1의 흑1로 하나 끊어놓으면 흑이 이 방면에서 선수를 뽑을 수가 있다. 그러나 흑1로 끊어주는 것이 부분적으로 이적수에 해당한다. 상변의 백이 아주 두터워지는 것이다. 계속해서 흑이 달려가야 할 곳은 흑3의 걸침 정도인데 이 걸침의 권리를 얻어내기 위해서 이적수를 두어줄 필요가 과연 있을까. 잠시 고민하던 다카오는 실전의 흑21로 그냥 내려서는 길을 선택했다. "천천히 신중하게 갈 작정이군요. 일본팀의 마지막 선수로 나온 입장인지라 천천히 신중하게 두고 싶겠지요. 이해가 갑니다."(윤현석) 백22는 득의의 귀굳힘이다. 이 굳힘이 특히 기분좋은 것은 좌변과 하변에 양날개를 펼쳐놓은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흑으로서는 미완성 지대인 상변에서 전단을 찾을 수밖에 없다. 오소진4단은 타이젬에 참고도2의 흑1을 올렸다. "이것이 일단 제일감입니다. 만약 백이 2로 움직인다면 흑은 3 이하 9로 싸움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겁니다."(온소진) 그 제일감이라는 곳을 다카오는 선택하지 않았다. 참고도2의 백2로 5의 자리에 역으로 씌우는 것을 꺼렸기 때문이었다. 실전보 흑23의 두칸협공. 다카오의 이 선택은 현명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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