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지상파DMB 벌써 위기?

서비스 개시 1년도 안돼 적자만 쌓이고…<BR>시청자 늘어도 유일한 수익원 광고는 안늘어<BR>유료화·중간광고 대안등도 걸림돌 많아 골머리<BR>매출액 투자액의 1%밑돌아 서비스 중단 될수도



‘손TV’ ‘꿈의 방송’이라는 격찬속에 2005년 12월 1일 서울과 수도권을 대상으로 세계 첫 서비스를 시작한 지상파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 국내기술로 개발돼 세계 표준으로 채택될 정도로 국제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적자 폭이 누적돼 자칫 서비스가 중단될 위기로 몰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유료인 위성DMB와 달리 무료TV로 오직 광고수익만으로 매출을 올려야 하는 지상파DMB는 시설 투자액의 채 1%에도 못 미치는 수익을 거둬 적자만 쌓여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딱히 수익을 거둘 묘안이 없다는 것. 내년 중 지상파DMB 전국 서비스가 이뤄져도 시청자 증가로 인한 득보다는 투자비만 더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성공하지 못한 모델을 해외 각국이 채택할 리 없다는 점에서 지상파DMB 수출을 위해서도 국내 성공 모델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시청자 늘어도 수익 늘지 않는 구조=지상파DMB의 가장 큰 고민은 시청자가 늘어도 수익이 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서비스 시작 10개월만에 170만 가입자를 확보했지만 유일한 수익원인 광고 매출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방송위원회와 한국방송광고공사에 따르면 6개 지상파DMB 사업자의 올 9월까지 광고매출액은 11억원. 1,170억원에 달하는 투자액의 1%에도 채 못 미친다. 향후 교통정보서비스(TPEG) 등 데이터방송을 유료화해 수익을 추가적으로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사업자들은 말하지만 현재 논의 수준으로는 서비스 개시 시기조차 장담못할 상황이고, 경쟁 내비게이션사업자가 많아 수입규모조차 미지수다. 지상파DMB회사의 한 관계자는 “초기 비용은 대부분 시설 투자비용이어서 향후 지출은 줄어들게 돼 있고 광고매출 역시 시청자가 많아지면 자연스레 늘게 돼 있다”며 “서비스 개시 1년만에 흑자를 낼 것으로는 애당초 기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속내는 간단치 않다. 우선 광고주들이 DMB를 광고 매체로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광고업계의 관계자는 “화면 크기도 작은 데다 시청자의 하루 평균 시청시간이 30분도 채 안 되는 매체에 선뜻 광고를 내긴 어렵다”고 말했다. 가입자가 늘어난다고 광고매출이 반드시 정비례해 늘진 않는다는 뜻이다. ◇유료화, 중간광고 허용 등 검토=업계 일각에선 조심스럽게 유료 서비스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계속 상황이 안 좋아지면 검토해 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최소한 투자한 시설에 대한 유지 비용이라도 확보해야 지속적 서비스를 장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를 쏘는 기존 지상파 송신소나 이미 보급된 단말기에 유료서비스 수신장치를 다는 것도 불가능할 뿐더러 애초 서비스를 시작할 때 내세웠던 무료 보편적 서비스라는 명제를 뒤집어 엎는 부담도 떠안아야 한다. 김 혁 지상파DMB특별위원회 팀장은 “현 사업자가 모두 망한 뒤 서비스를 새로 시작하지 않는 한 유료화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무료’를 최대강점으로 내세워 해외수출을 추진해왔다는 점도 유료전환의 걸림돌이다. 현실적 대안으로 중간광고 허용 등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안이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지상파DMB의 힘만으로 한정된 국내 광고시장에서 기존 지상파TV와 케이블 등의 파이를 빼앗는 건 힘에 부치다. 결국 지상파DMB의 도입 목적이 기존 지상파TV의 이동수신을 보완하는 매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새 매체로서의 독자 생존’은 사실상 포기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